비트코인(BTC)이 1월 27일(현지시간) 9만 8,046달러로 하락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처음으로 10만 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글로벌 시장이 중국 AI 모델 ‘딥시크(DeepSeek)’의 급부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통화 정책에 반응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딥시크는 출시 단 일주일 만에 미국 애플 앱스토어 순위 1위를 기록하며 기존 1위였던 챗GPT(ChatGPT)를 3위로 밀어냈다. 이 신생 AI 모델의 성공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었으며, 일부는 안전 자산으로 자금을 이동하고 있다. 비트겟(Bitget) 월렛 최고운영책임자(COO) 알빈 칸은 “딥시크의 과도한 열풍과 미국 내 AI 시장의 변동성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시장 역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코인글래스(CoinGlass)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약 8억 6,400만 달러(약 1조 2,498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이 가운데 비트코인 롱 포지션에서만 약 2억 5,000만 달러(약 3,625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리퀴피(Liquifi)의 세일즈 책임자 저스틴 디아네탄은 “강세 포지션을 잡은 트레이더들이 마진콜을 당해 추가 손실이 발생했으며, 거래자들은 현재 하락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고 전했다.
딥시크의 급부상은 기술 분야에서도 충격을 주고 있다. AI 혁신의 중심에 있던 엔비디아(NVDA)는 1월 24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가 3.12% 하락했으며, 빅테크 중심의 반도체 주식들 역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딥시크가 약 600만 달러(약 87억 원)의 개발 자금을 통해 만들어졌으며, 이번 사례가 AI 경쟁 심화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암호화폐 시장은 이번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주시하고 있다. 연준의 첫 금리 정책 결정은 1월 28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며, 시장은 현재의 4.25~4.50%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추가로, 매트릭스포트(Matrixport)의 애널리스트들은 음력 설 연휴 기간이 비트코인에게 ‘통계적으로 가장 유리한 20일’이라며, 시장의 회복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 전문가들은 이번 주 연준 회의 및 AI 시장 변화가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을 지켜볼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