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복귀와 함께 암호화폐 시장은 그의 첫 주간 동안 주목할 만한 변화를 겪었다. 비트코인(BTC) 가격은 취임식을 앞두고 10만 9,000달러를 돌파하며 새로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암호화폐 규제 정책에서의 변화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28일(현지시간), 인베스토피디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 주 디지털 자산 및 금융 기술에 관한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이 명령은 현재의 암호화폐 규제를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하기 위해 새로운 작업 그룹을 구성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국가적 디지털 자산 전략 비축 가능성을 평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며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개발을 막는 조치를 포함했다. 다만 이는 그가 캠페인 중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에 대한 약속과는 달리 구체적인 세부 실행 계획을 담지 않아 일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또한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기존의 강경한 태도에서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는 캠페인 기간 동안 게리 겐슬러 당시 SEC 의장의 퇴출을 언급했으며, 겐슬러는 트럼프 취임 직전 자진 사임했다. 현재 SEC는 암호화폐 옹호자인 마크 우예다의 임시 지도 아래 새로운 ‘암호화폐 태스크포스’를 구성했으며, 헤스터 퍼스 위원에게 이를 이끌도록 했다. 또한 SEC는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전통적 금융기관의 수탁 업무를 제한하던 회계 규정 ‘SAB 121’을 철회했다.
이러한 규제 완화 조짐 속에서 암호화폐 업계는 ETF(상장지수펀드)와 같은 새로운 금융 상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SEC는 최근 들어 30건 이상의 암호화폐 관련 ETF 신청서를 접수했으며, 이는 종전의 대형 암호화폐들 외에도 신생 프로젝트와 레버리지 상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블랙록의 iShares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와 같은 스팟 비트코인 ETF에 대한 새로운 상품 제안이 눈길을 끌고 있으며, 향후 비트코인과 같은 실물 암호화폐를 직접 교환할 수 있는 구조로 발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으로 암호화폐 시장은 보다 명확한 규제 환경과 함께 기술 혁신을 위한 여건이 조성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단기적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