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그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를 중심으로 한 밈 코인인 $TRUMP와 $MELANIA가 최근 출시되면서 이른바 ‘정치 밈 코인’ 현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밈 코인은 주로 소셜 미디어의 유행과 커뮤니티의 참여를 기반으로 가치를 형성하며, 전통적인 암호화폐와는 다른 궤적을 가진다. 그러나 정치적 인물을 중심으로 한 밈 코인은 새로운 의미를 더하는데, 이는 정치적 지지를 투기적 자산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28일(현지시간), 캐나다의 맥마스터대 정치학 박사 과정 연구원 안와르 셸루친은 “정치 밈 코인이 금융, 기술, 그리고 정치를 전례 없는 방식으로 결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도 트럼프, 조 바이든, 카멀라 해리스 등 주요 정치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밈 코인이 등장했으며, 이들 코인은 대개 해당 정치인들과는 무관한 형태로 만들어졌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TRUMP 코인은 트럼프 진영이 공식적으로 출시한 밈 코인으로, 정치적 지지가 어떻게 금융 상품으로 변환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 코인은 ‘투기적 성격’을 강조하면서도 구매자들에게 투자 가치 상승에 대한 보증은 없다고 명시했다. 이는 암호화폐 투자에 따른 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NFT(대체 불가능 토큰) 카드와 같은 암호화폐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주로 개인적인 식사 기회를 제공하는 등 독특한 마케팅 요소를 추가하며 지지자들로부터 경제적 수익을 창출했다. 그러나 문제는 $TRUMP와 달리, 트럼프의 브랜드를 내세우면서도 공식적인 연관성을 밝히지 않는 제품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MAGA 카드’는 트럼프 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로 홍보되고 있지만, 트럼프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이처럼 정치 밈 코인과 관련된 금융 위험은 기존의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펌프 앤 덤프’ 사기와도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자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대규모 매도로 가격을 폭락시켜 초기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전가하는 방식이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캐나다 역시 정치와 암호화폐의 융합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과는 달리 캐나다는 정치 기부와 관련된 엄격한 규제를 통해 금전적 영향력을 차단하고 투명성을 유지하려 한다. 캐나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암호화폐 기부를 허용하되, 투명한 공공 지갑 주소를 통해 거래 내역을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자유로운 암호화폐 사용이 규제와 맞물려 외국 자본이 정치적 임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정치 밈 코인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금융과 기술, 정치의 새로운 융합점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 부재와 과도한 투기적 성격이 혼재된 이 환경은 정치 지지자와 투자자들이 경제적 착취에 노출될 위험을 함께 내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한 명확한 규제 가이드라인과 공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