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의 산악도시 베를린은 비트코인(BTC)을 중심으로 한 암호화폐 허브로 변모하고 있다. 현지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비트코인의 가치를 더욱 높이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30일 AFP 통신에 따르면, 베를린의 한 카페에서 근무하는 바리스타 마르셀라 플로레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암호화폐 사용에 ‘좋은 시기’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동쪽으로 약 110km 떨어져 있으며, 암호화폐 정책으로 유명한 엘손테 해변의 ‘비트코인 비치’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2021년 엘살바도르는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제안으로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다. 이후 베를린에서는 상점, 식당, 호텔, 주유소 등 100개 이상의 사업체가 비트코인 결제를 수용하게 되었다. 부켈레 대통령은 트럼프의 재임이 비트코인의 ‘지수적 평가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 예상하며, 비트코인에 대한 강한 지지를 나타냈다. 실제로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50% 이상 상승해 $100,000(약 1억 4,500만 원)을 돌파했다.
베를린 주민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가능성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지역 경제가 자립적이고 지속 가능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베를린의 ‘비트코인 커뮤니티 센터’는 비트코인 사용과 기술 교육을 동시에 제공하며 점차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센터 설립자인 헤라르도 리나레스는 SNS 활동을 통해 방문객 및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이주한 약 20명의 비트코인 지지자들도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 중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암호화폐 도입률은 여전히 낮다. 2024년 조사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국민의 92%는 비트코인을 실생활에서 사용하지 않았다. 독립 경제학자 세사르 비야로나는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과 투기성을 지적하며, 정부 주도의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를린 지역 내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이를 경제적 독립의 열쇠로 보고 있다. 현지에서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한 주민은 비트코인의 사용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향후 암호화폐를 통한 경제적 번영을 믿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