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 지난 20년간 주류를 넘어서 미국 정치까지 깊게 침투하며 글로벌 금융의 지배적인 힘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자산의 성장은 금융 법규 제정부터 정치 캠페인 전략까지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특히 2024년의 주요한 정치적 사건들에서 두드러졌다.
24일(현지시간), 더 이코노믹 타임즈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정부는 암호화폐 산업의 중심 국가로 미국을 자리잡게 하겠다는 목표로 다양한 실행 명령을 내놓았다. 그중에는 국가 디지털 자산 준비금을 조성하고 관련 규정을 명확히 하라는 계획이 포함됐다. 또한 캔터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의 CEO 하워드 루트닉을 상무부 장관으로 지명한 것은 암호화폐와 정치적 의사결정 사이의 연결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암호화폐는 이제 정치적 캠페인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트럼프 코인’과 같은 밈코인은 정치 브랜드화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후원자들을 모으고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새로운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시장 조작 가능성과 윤리적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이익 충돌과 더불어 정치적 부패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의 암호화폐 산업 규제 완화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금융사들은 자본 규정을 완화하고 암호화폐를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접근법을 환영하며 성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는 2008년 금융 위기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재정적 안정성을 위협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암호화폐는 양당을 초월한 정치적 지지를 얻으며 최근 선거 사이클에서 약 1억 1,900만 달러(약 1,733억 원)의 정치 기금을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 이는 암호화폐가 단순한 경제적 도구를 넘어 미래 금융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와 같은 글로벌 트렌드와 규제의 조화를 고려하는 가운데 유럽연합의 MiCA 프레임워크 같은 선례를 통해 정책 방향을 정립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암호화폐와 정치의 융합은 금융과 전통적 시스템의 경계를 허물며, 더욱 긴밀한 통합을 이끌어가고 있다.
암호화폐의 정치적 역할은 기술 혁신과 규제 균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오늘날의 선택이 앞으로 미국과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