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가장 오래된 암호화폐 거래소인 쿠나(Kuna)가 법원 명령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1월 30일(현지시간), 쿠나 창업자 미하일로 초바니안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전하며 “쿠나는 이제 모든 국가에서 운영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쿠나의 운영 중단은 우크라이나 세브첸키프스키 지방법원이 우크라이나 경제안보국(BEB)의 요청에 따라 플랫폼 차단 결정을 내린 데에서 비롯됐다. 경제안보국은 쿠나가 약 5,000만 흐리브냐(약 145억 원)의 세금을 회피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포브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이번 수사는 2023년부터 쿠나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기반 암호화폐 거래소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진행되어 왔다.
법원 결정 이후, 1월 22일 우크라이나 특별통신정보보호국(SSSCIP)은 인터넷 제공업체들에게 쿠나의 플랫폼 접속을 차단할 것을 지시했다. 6일 후, 현지 인터넷 제공업체들이 플랫폼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초바니안은 또한 이번 법원 절차에 쿠나 법률 대리인이 초청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자신과 회사가 법적 대응보다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쿠나는 2016년에 설립되어 구소련 국가들 중 가장 오래된 암호화폐 거래소로 평가받는다. 리투아니아에 등록된 이 플랫폼은 5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거래량이 약 370만 달러(약 53억 7,000만 원)에 달했다. 과거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의 보도에 따르면, 쿠나는 하루 약 300만 달러(약 43억 5,000만 원)의 거래를 처리한 바 있다.
초바니안은 향후 상업적인 활동 대신 사회적 프로젝트와 인공지능(AI) 관련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5월 루가노에서 열릴 예정인 연례 콘퍼런스로 새로운 비전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과거를 정리하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겠다”며 이용자들에게 2개월 이내에 자산을 회수할 것을 요청했다.
쿠나의 운영 중단은 우크라이나 암호화폐 업계를 넘어 지역 금융 기술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초바니안의 결정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는 “정부와의 갈등에 얽히지 않겠다”고 명확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