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캐나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를 발표하며 그의 행정부의 무역 정책을 급격히 강화했다. 그는 마라라고 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관세 조치가 특히 불법 이민과 마약 밀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대응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 관세는 2025년 2월 5일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며,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10%의 추가 관세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석유와 가스와 같은 에너지 상품에 대해서는 10%의 낮은 관세가 부과된다. 이는 미국과 북미 국가 간 오랜 기간 유지되어 온 무관세 무역 틀에서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며, 상대국으로부터 보복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낳고 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가 펜타닐과 같은 치명적인 마약물질이 미국 국경을 넘는 문제에 대한 책임을 관련국들에게 묻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국제긴급경제권법(IEEPA)을 활용해 이 조치를 내렸다”며 “우리 시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불법 이민과 치명적인 마약물질의 위협은 국가적 위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캐나다 측은 즉각적으로 강하게 반발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관세로 인해 불거질 양국 경제와 국민 생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상공회의소는 이번 조치가 “캐나다와 미국 모두의 생계에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소비자 물가 상승 가능성을 경고했다. 캐나다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 새로운 보안 조치와 국경 협력 방안을 제시했으나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역시 경제적 충격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클라우디아 쉐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멕시코는 어떤 시나리오에도 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지만, 미국과의 교역에 크게 의존하는 멕시코 경제는 이번 관세 조치로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멕시코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90%를 수출로 의존하고 있으며, 이 중 다수가 미국으로의 수출이라는 점에서 경제적 민감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역 전문가 조크 오코넬은 “관세를 내는 건 외국이 아니라 바로 미국의 기업들과 소비자들”이라며 농산물과 같은 신선 식품 가격의 급등 가능성을 지적했다. 또한 캐나다와 멕시코와 깊이 얽혀 있는 자동차 제조 산업 등 일부 업종에서도 비용 상승에 따른 타격이 예상된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이에 맞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뤼도 총리는 “보복 관세는 미국이 가장 아플 부분을 겨냥할 것이다”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양국의 대응 조치가 실행될 경우 북미 지역 전체에 걸쳐 무역 전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러한 관세 조치가 기존 공급망의 혼란과 더불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회복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같은 인플레이션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멕시코 경제의 침체가 가속화될 경우 이민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역효과가 우려된다.
궁극적으로 이번 관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유한 무역 정책을 강조하며, 무역 분야를 넘어 다양한 정치적 이슈에 대한 협상을 강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갈등을 심화시킬 소지가 크며, 실질적인 정책 논의를 어렵게 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연간 9,000억 달러 이상의 상품을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하고 있는 만큼, 이번 관세 조치는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가격 상승과 관련 업종의 운영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이러한 무역 장벽 속에서 어떤 합의를 이뤄낼지, 또는 무역 전쟁이 얼마나 심화될지는 지켜봐야 할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