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공지능(AI) 기업인 딥시크(DeepSeek)가 AI 경제학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낮은 비용으로 원활한 AI 모델을 구현하면서 실리콘밸리의 거대 AI 기업들에게 긴장감을 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딥시크는 오픈AI(OpenAI), 구글, 메타와 같은 글로벌 AI 기업들이 수억 달러를 투자한 수준의 성능을 단 550만 달러(약 80억 원)의 훈련 비용으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또한, 딥시크의 V3 모델은 기존 모델보다 75% 적은 메모리로 작동하며, 응답 속도 또한 두 배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딥시크의 핵심 기술로는 ‘혼합 전문가(MOE)’ 언어 모델이 거론된다. 해당 모델은 모든 데이터를 일괄 처리하지 않고 해당 작업에 필요한 특정한 전문가 매개변수들만 활성화시킨다. 덕분에 운영 비용과 자원이 대폭 절감되었다. 반면, 오픈AI의 GPT-4와 구글의 최신 모델은 모든 매개변수를 지속적으로 사용해 비교적 더 많은 하드웨어 자원을 요구한다.
딥시크 R1 모델의 API 비용은 입력 토큰 백만 개당 단 $0.55, 출력 토큰 백만 개당 $2.19에 불과하다. 이는 오픈AI 대비 약 90%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딥시크의 이러한 접근 방식은 비용 부담을 낮춤과 동시에 AI에 기반한 서비스 제공을 소규모 비즈니스까지 확장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혁신에도 불구하고, 딥시크는 검열 문제로 비판을 받고 있다. 힌두스탄타임스는 딥시크의 챗봇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중국 내 인권 문제와 같은 민감한 주제를 질문했지만, 챗봇은 초기 상세 응답을 삭제한 후 “해당 질문은 현재 답변 범위 밖입니다.”라는 내용만 반복했다. 이에 비해, 미국이나 인도에 관한 경제적 문제를 질문했을 때는 이러한 제한이 없었다.
딥시크의 윤리적 문제와 더불어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딥시크의 첨단 GPU 확보 방식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 딥시크는 훈련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H800 GPU 2,048개를 사용했다고 밝혔지만, 이 외 하드웨어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이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재에도 불구하고 기기를 어떻게 확보했는지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딥시크는 AI 경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지만, 그 뒤에 감춰진 데이터 보안과 하드웨어 조달의 투명성 문제는 여전히 시장의 신뢰를 시험받는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