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DeepSeek)의 부상에 대해 “미국 기술 업계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례”라고 언급했다. 딥시크가 선보인 AI 모델 R1은 출시 직후 월가에 충격을 주며 미국 주요 기술기업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엔비디아(Nvidia)는 하루 만에 약 6,000억 달러(약 870조 원)의 시가총액을 잃었다.
27일(현지시간), 트럼프는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에게 “더 저렴한 비용으로 동일한 결과를 낼 수 있다면 그것은 미국에게도 긍정적인 신호”라며 중국의 기술 발전이 꼭 위협으로만 보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전히 미국이 AI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딥시크는 이번 월 초 출시 후 미국 내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무료 앱으로 기록되며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회사 측은 R1이 경쟁 모델 대비 훨씬 낮은 비용, 약 600만 달러(약 87억 원)로 개발되었다고 주장했으나, 이 수치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딥시크가 사실은 5만 개에 달하는 엔비디아 칩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지적하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딥시크의 AI 기술은 낮은 연산 자원으로도 고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오픈AI의 CEO인 샘 알트먼은 딥시크에 대해 “인상적인 모델”이라며 비용 대비 성능에서 높이 평가한 반면, 자사의 모델이 기술적으로는 더 우수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AI 기술 발전은 미국의 첨단 칩 수출 제한 속에서도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개발자들은 제한된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기술 공유와 새로운 접근 방식을 도입, AI 산업의 지형을 변화시키는 중이다. 이와 같은 혁신은 군비 경쟁처럼 치솟는 AI 개발 비용을 현실적으로 낮추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딥시크를 설립한 량원펑(Liang Wenfeng)은 2023년 자신의 고향인 중국 항저우에 회사를 세웠으며, 이후 중국 정부 및 민간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해왔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비용과 가격 책정이 이렇게 민감한 이슈가 될 줄 몰랐다”며 이번 성공에 놀라움을 표한 바 있다.
딥시크의 부상은 AI 산업뿐만 아니라 국제 경제 및 기술 경쟁에서 중요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기술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가능성을 언급하며, 향후 동향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