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DeepSeek)의 급부상이 인공지능(AI) 시장을 흔들며 미국의 기술 패권을 위협하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의 스타트업이 미국의 대표적 AI 모델인 GPT-4o나 구글의 제미니(Gemini)와 경쟁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는 소식은 전통적인 기술 우위의 개념을 뒤흔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딥시크는 선진 반도체 칩의 제한적 사용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능의 AI 모델 ‘R1’을 저비용으로 훈련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의 고강도 수출 통제로 인해 중국 기업이 주요 칩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루어진 성과로서, 이 같은 통제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혁신을 촉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UCLA의 공학 및 법학 교수인 존 빌라세뇨는 “이 같은 수출 규제는 중국을 차단하는 대신, 오히려 기술적 발전을 가속화하는 역효과를 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딥시크의 기술적 도약에 회의적인 시각이다. 예일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존펠드 부학장은 “딥시크의 성공이 대단한 혁신의 순간일 수도 있지만, 대량의 엔비디아(NVIDIA) 칩 등을 비축하거나 암시장에서 구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딥시크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는 미국과 중국 간 AI 기술 경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칩의 불법 유통이나 기존 규제의 허점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미국의 추가 규제와 집행 강화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인 제이크 설리번은 “이 같은 수출 규제는 지속적인 고도화가 필요하며, 양측의 전략적 학습 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상황의 변화를 인정했다. AI 기술 경쟁의 판도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대응과 규제 전략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