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DeepSeek)가 인공지능(AI) 산업의 기존 패러다임을 뒤흔들며, 기술 비용과 자원의 필요성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엔비디아(NVIDIA)의 구형 칩 몇 개만으로 구동되는 저비용 언어 모델 R1을 발표하며, 오픈AI 및 미국 주요 기술 기업들이 전제해 온 고비용 구조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2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딥시크의 언어 모델은 600만 달러(약 87억 원) 미만의 예산으로 제작되었으며, 오픈AI의 GPT-4 개발 비용이 1억 달러(약 1,450억 원)를 초과했다는 점과 비교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딥시크는 2,000개의 엔비디아 칩으로 모델을 구축했는데, 이는 오픈AI가 사용한 총 2만 5,000개의 H100 칩에 비해 극히 소량이다. 이같은 성과는 AI 산업 전반의 기술 원칙과 자원 투입 방식에 중요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27일, 엔비디아(NVIDIA) 주가는 17% 폭락하며 하루 만에 6,000억 달러(약 870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주요 기술 기업 주가는 동반 하락했으며, 나스닥 지수는 3% 하락했다.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헬스케어와 소비재 주식 덕분에 소폭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딥시크의 저비용 모델은 단순히 재정적 의미를 넘어 AI 산업 전반의 기술적 접근 방식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D.A. 데이비드슨의 기술 연구 책임자인 길 루리아는 “이 모델은 현재 데이터 센터 확장 경로가 비경제적일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기존 AI 기업들의 전략 재검토 필요성을 지적했다. 또한, AI 기술에서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요구하는 기존의 접근 방식 대신 더 정교한 알고리즘 설계와 효율성을 중점으로 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딥시크의 등장과 성장은 국경을 넘어 AI 시장의 균형을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엔비디아를 포함한 AI 칩 제조업체와 미국의 여러 기술 거대 기업들이 긴장하는 가운데, 딥시크는 “더 적은 자원으로도 AI 기술이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며 각광받고 있다. AI 산업의 미래가 어떻게 재편될지 투자자와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