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장이 격동을 겪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발표한 고성능 오픈소스 AI 모델이 미국 증시에 파장을 몰고 오면서 일부 기술주가 큰 변동성을 보였다. 딥시크의 AI 모델은 약 600만 달러(약 87억 원)로 빠르게 훈련된 것으로 알려져, 첨단 하드웨어 의존도를 낮추는 기술적 혁신을 제시했다. 이는 반도체 및 컴퓨터 네트워킹 산업에 대한 투자 심리를 뒤흔들며, AI 인프라 분야의 지출 축소 가능성을 부각시켰다.
27일(현지시간), 월가는 딥시크 신모델 도입의 여파를 반영해 움직였다. 엔비디아(NVDA)는 17% 하락하며 시장 가치가 약 5,900억 달러(약 856조 원) 줄어드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후 최대 낙폭이다. 투자자들은 이 모델이 더 작고 효율적인 AI 개발을 가속화시켜, 엔비디아의 고급 반도체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를 “AI의 스푸트니크 순간”으로 표현하며, AI 투자 확대를 오히려 촉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메타(META)는 딥시크의 오픈소스 접근법과 유사한 방향성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CEO 마크 저커버그가 기업 이익 발표에서 “오픈소스 AI가 올바른 방향”임을 강조하자, 주가는 한 주간 6.4% 상승했다. 이는 메타가 주요 기술주 중에서 가장 강력한 성과를 보였음을 나타낸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서비스나우(NOW)는 딥시크 모델이 컴퓨팅 비용을 절감해 AI 도입을 더욱 확산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에 초기 상승했으나, 11% 하락 마감했다. 이는 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딥시크의 발표는 기존 기술 산업의 투자 논리에 도전하면서 AI 시장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변화가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을 야기하겠지만, 결국 장기적인 기술 혁신과 AI 시장 확대를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