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업계의 오랜 비판 대상이었던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 캐롤라인 크렌쇼(Caroline Crenshaw)가 오는 2024년 1월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최근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Senate Banking Committee)는 그녀의 재지명을 거부함으로써 암호화폐 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024년 12월 19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들은 크렌쇼 퇴임이 암호화폐 친화적인 정책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을 높였다며 이를 ‘크립토 업계에서의 큰 승리’로 평가했다. 그녀는 SEC에서 강력한 암호화폐 규제 입장을 고수해 왔으며, 암호화폐 생태계와 빈번히 대립했던 인물이다.
크렌쇼의 반(反) 크립토 행보와 업계의 저항
크렌쇼는 SEC 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전임 위원장인 게리 겐슬러(Gary Gensler)와 함께 암호화폐에 강경한 스탠스를 취했다. 업계는 이를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성장을 저해하는 접근법으로 간주하며 거센 반발을 보였다. 특히, 암호화폐 로비스트들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크렌쇼의 재지명 반대 캠페인을 벌였고, 크립토 산업과 가까운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이 노력을 강하게 지원했다.
심지어 암호화폐 친화적 입장을 가진 공화당뿐만 아니라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크렌쇼의 재지명 반대 진영에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인 셰로드 브라운(Sherrod Brown)은 이러한 로비 활동을 “불쾌한 공격 캠페인”이라고 비판했으나 그녀를 지키지 못했다. 크렌쇼의 임기 종료는 그녀의 후임자 선정이 SEC의 향후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EC의 새로운 방향성과 기대
크렌쇼의 퇴임과 더불어 2024년 1월로 예정된 겐슬러 위원장의 사임은 SEC의 정책 방향에 중대한 전환점을 제공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의 행정부는 암호화폐에 보다 우호적인 정책을 지향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SEC 차기 위원장으로 폴 앳킨스(Paul Atkins)와 같은 친(親)암호화폐 인물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또한 크렌쇼의 후임에는 블록체인 전문가인 크리스 브러머(Chris Brummer)와 같은 혁신적인 인물의 임명이 논의되고 있다. 브러머는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에 대한 상당한 전문 지식을 갖췄으며, 임명될 경우 SEC가 암호화폐 업계와 보다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의 암호화폐 리더십 회복?
SEC의 변화는 미국이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의 규제 지연으로 인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크렌쇼와 겐슬러의 퇴임 이후, 보다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와 산업 성장 지원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주요 암호화폐 업계 인사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제미니(Gemini) 공동 창업자인 타일러 윙클보스(Tyler Winklevoss)는 크렌쇼 퇴임을 규제의 장벽이 감소하는 “중대한 출발점”으로 언급하며, 규정의 명확성과 함께 산업 성장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업계를 향한 새로운 기회
크렌쇼와 겐슬러의 퇴임은 암호화폐 업계에 있어 규제 완화 및 협력 강화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SEC의 차기 지도부가 변화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미국이 이끄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미래가 달려 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의 금융 시스템과 통합될 잠재력을 고려할 때,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업계만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핵심적인 이슈로 다가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