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금의 경쟁자, 달러의 위협 아냐…미 연준 의장 파월 재차 피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비트코인을 금의 직접적인 경쟁자로 보고 달러에 대한 위협은 아니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2월 4일 뉴욕타임스가 주최한 딜북 서밋(DealBook Summit)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투기적 자산으로 사용한다. 금과 유사하지만 그것은 가상적이고 디지털 형태”라며 “비트코인은 지급 수단으로도, 가치 저장 수단으로도 사용되지 않는다. 매우 변동성이 크며, 이는 달러의 경쟁자가 아니라 금의 경쟁자”라고 설명했다. 이는 파월 의장이 비트코인을 금에 비유한 여러 발언 중 하나로, 지난 2021년 국제결제은행 주최 행사에서도 그는 비트코인을 “달러가 아닌 금의 대체물”로 언급한 바 있다. 당시 비트코인의 가격은 약 5만 8,200달러 수준이었다.
비트코인의 가치와 신뢰 문제에 대한 입장
파월 의장은 또한 비트코인이 연준이나 미국 달러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상징한다는 주장에 대해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뉴욕타임스 기자 앤드류 로스 소킨이 그에게 비트코인을 소유하고 있는지를 묻자 “나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답하며 개인적 소유는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암호화폐 기업이 은행과 거래를 하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며,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과 안정성’을 해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보호 역시 중요한 문제라고 언급했으나 연준이 직접적으로 이 부분을 규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상승세와 정치 변화의 영향
한편, 비트코인은 같은 날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여 9만 9,329달러에 도달하며 10만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11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가속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헤지펀드 매니저 스콧 베센트를 재무부 장관에, 캔터 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 하워드 루트닉을 상무부 장관에 지명하며 역사상 가장 친(親) 암호화폐 성향의 내각 구성을 예고했다.
또한, 트럼프는 증권거래위원회(SEC) 신임 의장으로 암호화폐 지지자인 폴 앳킨스를 지명했으며, 게리 겐슬러 현 SEC 의장은 트럼프 취임식 이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러한 정계 변동은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의 새로운 국면을 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비트코인의 성장과 금의 비교
흥미롭게도 파월 의장이 2021년 비트코인을 비판한 이후 지금까지 비트코인의 가치는 70% 상승한 반면, 금은 52% 상승에 그쳤다. 비록 변동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지만, 비트코인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며 투자자들에게 금과 유사한 안전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트코인의 향후 성장 가능성은 새로운 규제 환경과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계속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가 금을 넘어 금융 시장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게 될지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