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캐럴라인 크렌쇼 SEC 커미셔너 재지명 투표 연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커미셔너 캐럴라인 크렌쇼의 재지명 투표가 연기되며, 그녀의 위원회 입지가 불확실해졌다. 크렌쇼 커미셔너는 현재 SEC에서 민주당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투표 연기 원인과 정치적 배경
당초 크렌쇼의 재지명 투표는 12월 11일 오전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셰러드 브라운 은행위원회 위원장은 투표 시작 몇 분 전 이를 연기했다. 브라운 위원장의 당일 재투표 요청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브라운 위원장은 이후 성명을 통해 크렌쇼에 대한 “기업 특수 이익의 혐오스러운 비방 캠페인”을 비판했다. 하지만 크렌쇼의 재지명이 언제 재개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SEC 권력 구도 변화 가능성
크렌쇼의 재지명 투표가 지연되면서 내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SEC에서 3대 2 비율로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크렌쇼 대신 공화당 성향을 가진 폴 앳킨스가 새 위원으로 임명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월 4일 SEC 차기 위원장으로 앳킨스를 지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상원이 2025년 3월에서 4월 사이 앳킨스의 지명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지털 체임버의 코디 카본 회장은 최근 팟캐스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SEC의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무소속 위원을 추가 지명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만약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SEC는 트럼프 성향 위원이 5인 중 4인을 차지하는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
현재 SEC의 구성과 변화
현재 SEC는 공화당 위원 2명(헤스터 “크립토 맘” 피어스, 마크 우이에다), 민주당 위원 3명(크렌쇼, 게리 겐슬러, 하이메 리자라가)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겐슬러 SEC 위원장은 2025년 1월 20일 사임할 예정이며, 리자라가 위원 역시 2025년 1월 17일 암 투병 중인 아내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퇴임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SEC의 구성 변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암호화폐 업계의 반응
암호화폐 업계는 크렌쇼의 재지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12월 9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크렌쇼를 “SEC 커미셔너로서 실패한 인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그녀가 비트코인 ETF 승인을 막으려 했던 점을 지적하며, 이는 게리 겐슬러 위원장보다 더 부정적인 태도였다고 강조했다. 암스트롱은 “상원 은행위원회는 이 투표를 주목해야 한다. 암호화폐 커뮤니티가 이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카본 회장은 12월 11일 브라운 위원장과 공화당 의원 팀 스콧에게 작성한 서한을 통해, 크렌쇼가 비트코인 시장의 변화를 무시하고 구시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는 비트코인 기반 금융 상품의 시장 구조 및 감독에 대한 최신 발전을 평가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앞으로의 전망
캐럴라인 크렌쇼 커미셔너의 재지명 투표 연기는 단순히 개인의 자리를 넘어서 SEC 권력 구도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암호화폐에 대한 공화당과 민주당 간 정책적 이견이 깊어지는 가운데, SEC의 미래 방향성은 향후 상원의 결정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크렌쇼의 재지명 여부는 SEC 내부 구성뿐만 아니라, 미국 내 암호화폐 산업의 규제 환경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