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MiCA 규제, 암호화폐 시장 유동성에 미칠 영향
유럽연합(EU)의 새로운 암호화폐 법규인 ‘MiCA(암호화폐 시장 규제)’가 올 연말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이 규제가 디지털 자산 시장, 특히 스테이블코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유럽 지역 거래소들이 테더(USDT)를 포함한 주요 스테이블코인을 잇달아 상장 폐지하면서, 시장 활동과 유동성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4년 12월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MiCA 규제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암호화폐 거래소에 새로운 자격 요건을 부과함으로써, 규정 준수를 위한 변화와 시장 재편성을 초래할 것으로 보도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해당 규제가 암호화폐 시장의 목적 중 하나인 자금세탁 방지나 불법 거래 억제와 같은 목표를 완전히 달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장 활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테더(USDT)의 상장 폐지와 유동성 감소 우려
MiCA 규제에 따라, EU의 중앙화된 거래소에 상장된 모든 스테이블코인은 전자화폐(e-money) 라이선스를 보유한 발행사가 제공해야 한다. 또한, 발행사는 거래를 추적하고 최대 3분의 2의 준비금을 독립된 은행에 예치해야 한다. 이러한 규정은 업계 투명성을 높이고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목적이지만, 현재 테더는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연말까지 대부분의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Zodia Markets의 CEO 우스만 아흐마드에 따르면, 테더와 같은 고유동성 스테이블코인의 제거는 유럽 내 암호화폐 사용자의 선택지를 줄이고, 자금 이체 및 국경 간 결제를 어렵게 만들 위험이 있다. 더 나아가, OKX와 같은 일부 거래소는 이미 USDT 사용자가 법정화폐 기반의 거래쌍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규제 방향 비교
한편, 미합중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친암호화폐 정책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유럽 시장의 침체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 암호화폐 투자와 벤처 캐피털 유치는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 경쟁력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로존 내 암호화폐 보유 비율은 2022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해 약 9%를 기록했지만, 이는 설문 조사의 방법론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한계와 추가 개선 요구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규제의 방향성이다. MiCA가 불법 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설정되었지만, 실질적인 법집행 도구와 거래 추적 기술은 아직 완전히 갖춰지지 않았다. 테더는 이에 대응해 금융 범죄와의 전쟁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새로운 협업을 통해 기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유럽이 MiCA 규제를 통해 새로운 표준을 세우려는 시도가 긍정적인 측면도 없지는 않지만,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성과 유동성을 유지하면서 규제 목표를 달성하는 균형을 잡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다.
미래를 위한 방향성
유럽의 MiCA 규제를 둘러싼 논란 속에서도, 규제 아래 시장에서 발생할 변화는 더 큰 투명성과 책임성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이탈로 야기될 유동성 저하는 무시할 수 없는 문제이며, 이는 향후 추가적인 법적 개정과 정책 조정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미국과 같은 주요 경쟁 지역에서 암호화폐 시장 활성화 정책이 논의되는 가운데 유럽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와 혁신을 수용할 수 있을지가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의 입지를 결정지을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