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업계가 ‘디뱅킹'(debanking)의 위협에 직면한 가운데, OKX의 최고 혁신 책임자(CIO) 제이슨 라우는 은행 및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구축이 디뱅킹 문제를 극복하는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12월 6일(현지시간) 공개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문건에 따르면 FDIC는 은행들에게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이 같은 규제 압박은 디지털 자산 산업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작전 초크포인트 2.0′(Operation Chokepoint 2.0)이라는 이름으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신뢰 기반’ 전통 금융 세계에서의 암호화폐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라우는 신뢰가 전통 금융 세계를 움직이는 핵심 요소임을 언급하며, 은행, 금융 규제 기관, 기타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여러 해에 걸쳐 파트너와 이해관계자들이 우리의 비즈니스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왔다”며 은행과의 관계 형성이 OKX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라우는 디뱅킹 문제가 주로 미국과 미국 기반 기업들로부터 발생했지만, 이 문제가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는 사업, 기술 혁신 그리고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심각한 제약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디뱅킹 사례와 그 여파
디뱅킹의 위협은 미국 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호주 바이낸스 전 지역 관리자 벤 로즈는 바이낸스 호주가 계좌 폐쇄 통보를 단 12시간 전에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히 정보 부족에서 오는 문제가 아니라 암호화폐 산업이 직면한 전반적인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다.
영국에서도 2023년 정치인 나이젤 파라지가 자신의 정치적 견해 때문에 은행 계좌가 폐쇄된 사건이 있었다. 이 일로 인해 영국 정치권은 은행이 고객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경우 면허를 박탈하자는 논의를 시작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 보호 조치를 통해 은행이 계좌 폐쇄 전 사전 통보 기간을 3개월로 늘리고, 계좌 폐쇄 사유를 명확히 밝히며, 이의를 제기할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규정이 도입되었다.
하지만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은 여전히 영국 내 은행들로부터 과도한 서류 요구, 계좌 동결, 신청 거절 등의 문제를 보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이러한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이 낮으며, 여전히 암호화폐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디뱅킹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
암호화폐 업계는 디뱅킹 문제와 맞서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OKX와 같은 기업은 은행 및 규제 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신뢰 구축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관련 규제 완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라우는 업계 내에서 관계 강화와 신뢰 구축이 디지털 자산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디뱅킹이라는 용어는 2023년 온라인 커뮤니티와 디지털 문화를 통해 급격히 사용이 늘면서 콜린스 영어사전에 올해의 단어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암호화폐 업계가 현재 직면한 구조적 문제의 심각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금융 환경 구축의 필요성
디뱅킹은 암호화폐 생태계뿐만 아니라 금융 산업 전체에도 장기적인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기업들은 은행, 규제 기관 및 기타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이러한 도전과제를 극복하려 노력 중이다. 궁극적으로 신뢰에 기반한 협력 체계가 암호화폐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보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