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앙은행(Banco Central do Brasil, BCB)이 스테이블코인 특정 거래 방식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개인 지갑에 보관하는 자산 관리 방식(“셀프 커스터디”)의 사용을 제한하는 규제로, 암호화폐 업계 내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오히려 탈중앙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의 규제 방안과 그 배경
지난 11월 29일, 브라질 중앙은행은 공식적으로 테더(USDT)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의 개인 지갑으로의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은 브라질 내에서 인플레이션 상승과 브라질 헤알화의 가치 하락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번 규제안은 브라질 내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차단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암호화폐 산업 전문가들은 브라질 중앙은행이 2025년부터 이 규제를 시행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 ‘Area Bitcoin’의 공동 설립자 캐롤 수자는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브라질 중앙은행은 P2P(peer-to-peer) 거래 형태를 제한하기 위한 규제를 준비 중이며, 국가가 법정화폐의 수요를 유지하기 위해 이런 제한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규제의 실효성과 탈중앙화 확산
암호화폐 분석가들은 브라질의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실행되더라도 이를 집행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트레저(Trezor)의 비트코인 분석가 루시앙 부르동에 따르면, P2P 거래와 탈중앙화 플랫폼은 중앙화된 거래소처럼 쉽게 규제할 수 없으며, 이러한 차이점 때문에 규제의 실제 적용 범위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캐롤 수자 또한 “브라질 중앙은행은 사람들이 개인 지갑에서 P2P 방식으로 거래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트코인 레이어2 기술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스테이블코인이 개발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개인 간 거래는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정부의 규제가 오히려 기존 사용자들로 하여금 탈중앙화 네트워크로 이동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유사 사례: 중국과 나이지리아
브라질 외에도 중국과 나이지리아 같은 국가들이 암호화폐 P2P 거래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는 예상과 달리 탈중앙화 플랫폼의 사용을 촉진시켰다. 부르돈은 “중국에서는 중앙화 거래소 금지 이후 유니스왑(Uniswap) 같은 탈중앙화 플랫폼으로 사용자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이지리아에서 은행이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하지 못할 때, 사용자들은 P2P와 탈중앙화 거래소로 전환했다는 사례도 덧붙였다.
테더의 입장과 전망
테더(Tether)의 CEO 파올로 아돌리노는 브라질의 규제가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불편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테더는 브라질에서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USDt)에 대한 높은 수요와 광범위한 채택을 강조하며, 브라질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규제가 혁신과 소비자 보호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아돌리노는 “규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도입 속도가 느려질 수 있지만, 꾸준한 사용자 기반은 새로운 방법을 찾아 암호화폐를 계속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질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가장 활발히 사용되는 시장 중 하나로, 이에 적합한 규제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탈중앙화가 주는 새로운 가능성
브라질의 스테이블코인 규제안은 앞으로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탈중앙화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 P2P 거래와 탈중앙화 플랫폼은 소비자들에게 더 큰 자율성을 제공하며,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방향성을 바꾸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