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SEC 소송서 항소권 승인…절차 중지 명령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민사 소송에서 중요한 중간 승리를 거두었다. 뉴욕 남부지방법원의 캐서린 파일라(Katherine Failla) 판사는 코인베이스 측의 항소 요청을 승인하며 소송 절차를 중지시켰다.
2024년 1월 7일 발표된 법원 문서에 따르면, 파일라 판사는 3월에 접수된 코인베이스의 판결 신청 기각 명령에 대해 중간 항소(interlocutory appeal)를 요청한 내용을 수락했다. 이에 따라, SEC와 코인베이스 간의 현안은 항소법원인 제2순회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SEC와 코인베이스, ‘투자 계약’ 해석을 둘러싼 공방
SEC는 코인베이스가 암호화폐 자산 관련 특정 거래가 투자 계약에 해당하며, 자신들의 규제 범위 내에 들어온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암호화폐 거래를 증권으로 간주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하위 테스트(Howey Test)’의 해석 차이에 있다. 파일라 판사는 이전 판결이 번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며, 코인베이스의 항소 요청을 받아들였다.
특히 기존 SEC 관련 소송에서 테라폼 랩스(Terraform Labs)와 리플랩스(Ripple Labs)를 다룬 판사들의 판결은 서로 상반된 결론을 내렸다. 리플 소송에서는 XRP 토큰이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 파일라 판사는 이러한 사례를 인용하며, “법적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SEC, 과잉 규제 비판 속에서 권한 남용 논란
SEC는 2023년 6월 코인베이스가 2019년부터 등록되지 않은 증권 거래소, 중개사 및 청산 기관으로 운영되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암호화폐 업계는 SEC와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위원장이 지나치게 규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코인베이스 법률 최고 책임자인 폴 그레왈(Paul Grewal)은 이번 법원의 결정을 환영하며 “법원의 신중한 검토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또한 정부 기관의 문서 공개를 요구하며, 암호화폐 산업을 억제하려 한 ‘작전 초크포인트 2.0(Operation Chokepoint 2.0)’ 캠페인과 관련된 자료를 찾고 있는 중이다.
암호화폐 규제와 코인베이스의 정치적 영향력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 산업의 규제 명확성을 주장하며 2024년 미국 대선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리플랩스와 함께 정치활동위원회(PAC)인 ‘페어셰이크(Fairshake)’에 9천만 달러(약 1,198억 원) 이상을 기부하며 친암호화폐 후보를 지원하는 데 힘썼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SEC에 디지털 자산 규제 접근법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의 1월 20일 사임 발표와 위원 제이미 리사라가(Jaime Lizárraga)의 퇴임 계획은 규제 기관의 공백 상태를 예고하며, 2025년 암호화폐 정책의 변화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암호화폐 규제의 향방, 코인베이스의 소송이 남긴 과제
이번 사건과 같은 법적 분쟁은 암호화폐 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법적 판단의 결과에 따라 암호화폐가 증권으로 분류될지 여부가 명확해질 것이며, 이는 글로벌 금융 시장과 투자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코인베이스와 SEC의 소송은 단순한 민사 소송을 넘어 암호화폐 규제 체계의 기틀을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주요 내용 한눈에 보기
- 코인베이스의 중간 항소 승인: 뉴욕 남부지법, SEC 소송 중지 명령.
- SEC의 투자 계약 주장: 하위 테스트의 법적 해석 차이가 논쟁의 중심.
- 기존 사례와의 상충된 해석: 테라폼, 리플 소송이 이번 결정에 영향.
- 정치 및 규제 변화: 코인베이스, 친암호화폐 규제 개선을 위한 정치 활동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