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 기업 ‘파운드리’, 구조조정 일환으로 직원 27% 감축
비트코인 채굴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파운드리(Foundry)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하며 총 직원의 27%를 감축했다. 이 조치는 파운드리의 자체 채굴 사업 부문을 분리해 별도의 자회사로 운영하려는 디지털 커런시 그룹(DCG)의 전략적 계획에 따른 것이다.
이번 감축에는 미국 본사를 비롯해 인도 팀 일부 역시 포함됐다. 회사 관계자는 12월 3일,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DCG는 지난 11월 주주 서한을 통해 파운드리의 자체 채굴 사업 부문을 DCG가 완전히 소유하는 독립 법인으로 분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운드리는 성명을 통해 “세계 1위 비트코인 채굴 풀 운영이라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사업장 운영을 확장하는 전략이 필요했다”며 “이번 구조조정은 DCG의 신규 자회사를 지원하고 조직을 재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어렵지만 필연적인 결정으로 여러 팀에서 구조조정에 따른 감원을 단행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 풀 운영, 시장 점유율 3분의 1
파운드리는 비트코인 채굴 풀 ‘파운드리 USA(Foundry USA)’를 운영하며 전 세계 채굴 풀 시장에서 약 3분의 1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해시레이트 인덱스(Hashrate Index)에 따르면, 파운드리 USA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주요 채굴 풀 중 하나다.
파운드리의 자체 채굴 사업 부문은 DCG가 공개한 11월 투자자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약 8000만 달러(약 1088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DCG는 보고서에서 “이 사업 부문은 독립된 법인으로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외부 전문가 고용과 함께 신규 자금 유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굴 업계, 비용 절감과 AI 기술 활용으로 생존 모색
암호화폐 채굴 업계 전반에 걸쳐 비용 절감과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이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4년 주기 반감기가 지난 4월 시행된 이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반감기는 채굴 보상의 절반 감소를 의미하며, 이로 인해 채굴 비용 증가와 채산성 하락이라는 압박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코인쉐어스(CoinShares)의 3분기 채굴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압박 속에서도 상당수 채굴 기업들은 미래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신규 인프라를 꾸준히 구축하거나 확장 계획을 이어가고 있다. 보고서는 “난관에도 불구하고 채굴 업계는 인프라 확대와 사업 다각화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파운드리의 구조조정은 비트코인 채굴 업계가 직면한 도전과제뿐 아니라, 각 기업들이 생존과 성장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어떻게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DCG의 자회사 분리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행될 경우, 업계 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