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SOC, 스테이블 코인이 금융 안정성에 잠재적 위험 요소로 남아 있다고 경고
미국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가 스테이블 코인이 적절한 리스크 관리 기준이 없을 경우 금융 안정성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SOC는 2024년 연례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이 “적합한 리스크 관리 기준이 없으면 급격한 자금 유출에 특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스테이블 코인 시장의 독점적 구조 문제
FSOC는 현재 스테이블 코인 시장이 지나치게 집중화됐으며, “특정 기업이 전체 시장 가치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 코인의 전체 시장 자본 규모는 약 2054억 8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 중 테더(USDT)가 약 1368억 달러, 즉 66.3%를 차지하고 있다.
FSOC는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특정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계속 확대할 경우 해당 기업의 실패가 암호화폐 자산 시장을 교란하고 전통 금융 시스템에 도미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테라USD(UST) 사태처럼 시장의 신뢰를 급속히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효과적인 시장 규율 문제와 사기 위험
연례 보고서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 회사들이 종합적인 연방 프루덴셜 규제 하에서 운영되지 않거나 이를 준수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는 한정된 정보만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예약 관리와 보유 자산에 대한 검증 가능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효과적인 시장 규율을 방해하고 사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22년 5월 테라USD(UST)의 사례에서 보듯, 스테이블 코인이 미국 달러와의 고정성을 잃는 상황은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손실을 초래했으며, 금융 시스템 안정성을 훼손할 가능성도 시사됐다.
의회의 즉각적 입법 촉구
FSOC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들이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의회가 즉각적으로 법률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에서는 “의회가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를 대상으로 한 종합적인 연방 프루덴셜 프레임워크 법률을 제정하여 유동성 위험, 결제 시스템 위험, 시장 무결성, 그리고 투자자 및 소비자 보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FSOC는 필요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적절한 단계적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스테이블 코인의 문제를 단순히 시장의 영역에 맡기기보다는 법적·제도적 개입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럽 규제와 글로벌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의 도전 과제
스테이블 코인 시장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여러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 테더의 최고경영자 파울로 아르도이노는 최근 유럽의 MiCA(암호자산시장규제) 규제가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들에게 은행 리스크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MiCA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가 최소 60%의 예약 자산을 유럽 은행에 보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보유 자산의 최대 90%까지 대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들에게 체계적인 리스크를 도입할 수 있다고 아르도이노는 지적했다. 이는 규제와 실제 시장 환경 간의 갈등이 스테이블 코인 업계에 어떤 형태의 충격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FSOC의 이번 경고는 스테이블 코인의 미래와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암호화폐 자산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의회의 규제 입법 여부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 참여자들의 대응이 향후 스테이블 코인 시장의 방향을 결정지을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