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겟, 미국 시장 재진입 전략 모색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겟(Bitget)이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재정비를 논의하고 있다. 비트겟의 최고경영자(CEO) 그레이시 첸은 현재 미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통한 시장 진입 가능성을 탐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전략은 트럼프 행정부의 친암호화폐 정책 가능성에서 촉발됐다.
대표적인 글로벌 거래소인 바이낸스, 바이빗, 오케이엑스뿐 아니라 비트겟도 미국 내 서비스가 제한된 상황이다. 바이낸스의 미국법인도 최근 미 당국과의 43억 달러 상당의 합의로 인해 시장에서 위축된 상태다.
FTX 붕괴 이후 시장 접근 전략
비트겟은 2022년 초 미국 주별 라이선스를 취득하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FTX 붕괴와 높은 규제 비용으로 인해 해당 계획을 중단했다. 첸 CEO는 “코인베이스와 직접 경쟁해야 하는 상황과 법률 비용 등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트겟은 영국에서의 파트너십 경험을 살려 유사한 전략을 미국에 도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첸은 “현지 라이선스를 보유한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공동 벤처 방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 TON 투자와 나이지리아에서의 확장
비트겟은 텔레그램과 연계된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토큰인 TON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나이지리아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첸은 TON 유저 증가와 함께 이 지역 사용자가 토큰 에어드랍과 게임을 통해 손쉽게 거래소로 유입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나이지리아에서의 모바일 다운로드는 구글과 틱톡을 제칠 정도였다.
그러나 첸은 나이지리아와 같이 정세 불안정 국가를 직접 방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안정적이지 않은 국가에서는 보안 문제로 인해 직원들의 출장을 자제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인도, 중국에서의 비즈니스 상황
첸은 러시아 시장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몇몇 경쟁 거래소가 적극적으로 러시아 사용자를 유치하는 상황에서 비트겟은 미국-러시아 갈등과 관련 제재를 이유로 시장 접근을 자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에 따르면 일부 경쟁 거래소는 러시아에서 월 활동 사용자 수가 백만 명을 초과하기도 했다.
인도 시장은 아직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 부재로 인해 비트겟의 주요 성장 지역이 되지 않고 있다. 다만 정부와의 협력 및 일부 팀원이 관련 업무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경우, 첸은 규제로 인해 사용자가 우회 경로를 통해 거래소에 접근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경제 규모가 워낙 커서 모든 사용자를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비트겟 CEO 그레이시 첸의 성장 배경
첸은 올해 비트겟의 마케팅 총괄책임자에서 CEO로 승진하며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한 암호화폐 시장에서 그녀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MIT 출신으로 첸은 바이낸스의 공동 설립자인 이 허와의 친분을 통해 2015년 암호화폐 업계에 발을 들였다.
첸은 바이낸스의 이 허와의 관계를 “친구이자 경쟁자”라고 표현하며, 현재는 각기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음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