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wBTC 상장 폐지로 홍콩 비트 글로벌로부터 10억 달러 소송 당해
세계적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랩 비트코인(wBTC)의 상장 폐지로 인해 홍콩 기반 거래소 비트 글로벌(BiT Global)에 의해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 규모의 소송을 당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소송은 코인베이스가 자사 경쟁 제품인 cbBTC를 우대하기 위해 wBTC를 상장 폐지했다는 비난 속에서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비트 글로벌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하며, 코인베이스가 랩 비트코인 생태계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소비자 신뢰를 저하시킨 부당한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소송 내용에는 ‘셔먼법’을 기반으로 한 독점 시도, wBTC 시장 지위를 약화시키기 위한 가해 행위, 그리고 wBTC가 상장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허위 진술 등이 포함되어 있다.
상장 폐지와 cbBTC 출시의 연관성
코인베이스는 지난 11월 19일 공식 발표를 통해 wBTC의 상장 폐지를 알리며, 해당 토큰이 자사의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트 글로벌 측은 이를 단순 기준 미달의 문제로 보지 않았다. 비트 글로벌의 대변인은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코인베이스는 자사 고유의 랩 비트코인 경쟁 제품인 cbBTC를 밀어주기 위해 최대의 경쟁자인 wBTC를 직접 제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코인베이스처럼 대규모 거래소가 특정 암호화폐를 제거하면서 자사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다면 누가 안전하겠으며, 누가 다음 타깃이 될 것인가?”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소송의 주된 쟁점과 법적 논쟁
이번 소송은 코인베이스가 wBTC의 시장 점유율을 약화시키고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엄청난 재정적 손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소송에 참여한 법무법인 Kneupper & Covey는 코인베이스가 한편으로는 밈코인(meme coin)을 적극적으로 상장하면서도 wBTC에 대해는 상장 기준 준수를 문제 삼은 점을 지적했다. 이 변호인단은 코인베이스의 이중적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이번 결정은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트 글로벌은 BitGo와 함께 wBTC의 비트코인 보유 자산을 공동 관리하는 주요 보관기관으로, 코인베이스의 상장 폐지 조치가 wBTC 생태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소송에서는 10억 달러 이상의 손해 배상과 함께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입장
이에 대해 코인베이스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다만, 과거 발표에서는 “정기적인 토큰 평가 과정을 거쳐 모든 상장 자산들이 기준을 충족하는지 재검토하고 있다”라며, wBTC의 상장 폐지는 이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코인베이스는 2024년 12월 19일부로 wBTC의 거래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향후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
이번 소송은 단순히 wBTC와 cbBTC 간 경쟁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주요 거래소의 시장 지배 전략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특정 거래소가 자체 이익을 위해 경쟁 프로젝트를 배제하는 관행이 확인될 경우, 이는 규제 당국 및 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암호화폐 산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새로운 규제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하며, 소송 결과에 따라 관련 시장 참여자들의 전략과 입장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