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월 28일 기준금리를 3.25%에서 3.00%로 0.25%p 하향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도 기존 연 1.75%에서 연 1.50%로 인하하여 즉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두 달 연속 단행된 금리 인하로, 경기 회복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경기 둔화와 물가 안정
한국은행은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성장 하방압력 증가 △가계부채 감소 △물가 안정세 지속 등을 꼽았다. 한은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었으나, 현재의 경제 상황에서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경기의 하방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제는 내수의 완만한 회복에도 불구하고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며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다. 2023년과 2024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2%, 1.9%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2.4%, 2.1%를 밑도는 수치다.
물가 역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를 기록하며 석유류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았고, 근원물가 상승률은 1.8%로 둔화되었다. 2023년과 2024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2.3%와 1.9%로 하향 조정됐다.
미국발 리스크와 환율 변동성
국제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추진 방향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미 장기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며 국내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미 달러화 강세에 따라 상당폭 상승했으며, 국고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주가는 주요 기업의 실적 전망 둔화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
금융통화위원회는 “중기적 관점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안정되도록 하면서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특히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의 둔화 흐름, 금리 인하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추가 금리 인하의 속도와 규모를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은행의 이번 결정은 경기 둔화 속도와 물가 안정 추세를 고려한 조치로 평가된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성 등 리스크 요인이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통화정책 운용의 유연성과 신중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