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핀테크 스타트업 모비퀵, IPO 가치 73% 하락…이유는?
인도의 대표적인 핀테크 스타트업 모비퀵(MobiKwik)이 기업공개(IPO) 계획을 대폭 축소하면서 기업 가치가 대폭 하락했다. 모비퀵이 발표한 IPO의 가격 밴드는 주당 265~279루피(3.1~3.3달러)로, 이를 기준으로 한 예상 기업 가치는 약 2억 5000만 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2021년 마지막 비공개 투자 당시 평가됐던 9억 2400만 달러에서 무려 73% 감소한 수치다.
구르가온을 본사로 둔 모비퀵은 지난 15년간 인도 내 가장 널리 사용되는 모바일 지갑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인도 정부가 주도하는 UPI(통합결제인터페이스) 프로토콜이 폭넓게 확산되면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이러한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 모비퀵은 과거 IPO를 통해 2억 5500만 달러를 조달하고자 했지만 목표 금액을 세 차례나 줄인 끝에 이번에 약 6900만 달러를 유치하는 것으로 최종 조정했다.
IPO 자금, 성장 및 AI 투자에 활용
모비퀵은 본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회사의 성장 가속화와 인공지능 기반 기술 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모비퀵은 현재 1억 6100만 명의 개인 사용자와 426만 명의 가맹점을 지원하는 등 여전히 광범위한 사용자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결제와 금융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시장 내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IPO는 오는 12월 11일 공모를 시작으로 18일 주식시장 상장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시장 분석가들은 모비퀵의 과거 높은 평가 가치에서 급격히 하락한 이번 IPO 밸류에이션이 투자자의 신뢰 회복과 시장 내 경쟁력 확보라는 과제를 직면하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종 핀테크 스타트업들과의 비교
모비퀵의 이번 결정은 인도 핀테크 업계 전반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경쟁업체들과의 비교에서 드러나는 시장 내 자신감 부족은 테크 기업의 밸류에이션 조정 흐름에 대한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 모비퀵과 유사한 다른 핀테크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는 만큼, 모비퀵과의 차별화 전략 수립이 보다 분명해질 전망이다. 한편, 모비퀵은 지난 수년간 피크 XV(구 세콰이어 인도)와 아부다비 투자청(ADIA) 등 주요 투자자들로부터 2억 68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해왔다.
IPO 시장 내 불안 지속
이번 사례는 특히 최근 글로벌 IPO 시장 내 불안정성과 투자 심리 약화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스타트업들이 지속적인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모비퀵의 전략 조정 역시 이를 피해갈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향후 IPO 이후 모비퀵의 시장 대응과 수익성 개선 전략은 여전히 주목할 만한 포인트로, 특히 AI를 활용한 기술 강화가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