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거-알버트슨 합병 무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까?
미국 대형 유통업체 크로거(Kroger)와 알버트슨(Albertsons)의 240억 달러 규모 합병이 연방법원 판결로 최종 무산되면서, 이로 인한 식료품 가격의 변동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이 판결은 소비자와 직원 보호를 위한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승리로 평가되고 있지만, 업계 전반에 걸친 영향은 복잡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FTC는 해당 합병이 경쟁을 감소시키고, 결과적으로 가격 인상과 임금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 주장하며 이를 차단했다. 두 기업은 효율성 증대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반박했으나 법원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판결 이후 주요 반응과 업계 전망
FTC는 합병 중단이 “미국 국민에게 중요한 승리”라고 밝히며, 두 회사가 경쟁자로 남는 것이 소비자와 직원들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Bank of America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합병 무산이 전통적인 대형 슈퍼마켓 체인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대형 체인들이 합병을 통해 월마트(Walmart), 코스트코(Costco), 아마존(Amazon) 등과 같은 대규모 구매력, 공급망 효율성 및 디지털 광고 경쟁력을 확보하려던 노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크로거는 합병 후 일부 매장을 매각해 독점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었으나, 워싱턴 주에서의 법적 분석에 따르면, 합병된 회사는 해당 주의 75%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완전 독점 상태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 가격 상승 요인과 지역별 차별성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 무산이 식료품 가격의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회계감사국(GAO)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식료품 가격은 연평균 2% 상승했으며, 이는 날씨, 글로벌 분쟁, 노동력 부족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 예시로, 2024년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해 계란 도매가가 54% 급등한 사례가 있다.
FTC가 2012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합병의 가격 영향은 지역별 경쟁 상황에 따라 달라지며, 경쟁자가 적은 소규모 지역에서는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은 반면, 경쟁이 치열한 밀집 지역에서는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크로거와 알버트슨의 합병 역시 지방의 독점 강화 문제가 주요 반대 논거로 작용했다.
미래 과제와 업계 대응
크로거와 알버트슨은 향후 성장 전략을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알버트슨은 크로거가 규제 기관을 설득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소송을 제기했으며, 크로거는 이 주장이 “근거 없고 무의미하다”고 반박했다. 크로거는 주식 환매와 직원 임금 인상, 가격 경쟁력 확보 등 소비자와 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공급망 개선과 에너지 가격 하락을 통해 식료품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 농무부(USDA)는 식료품 비용 중 약 9%가 에너지 및 운송비에 기인한다고 밝혀, 에너지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결론: 식료품 가격의 미래
합병 무산에도 불구하고 식료품 가격이 즉각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는 글로벌 분쟁, 노동력 부족, 질병 등 다양한 외부 요인이 여전히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인해 소비자가 겪는 부담이 일정 부분 완화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앞으로 업계는 더욱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생존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