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텍스, 신제약 임상시험 결과 혼합적 평가로 주가 급락
미국 바이오제약 기업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이하 버텍스)가 신약 개발 관련 임상시험에서 혼합적인 결과를 발표한 후 주가가 급락했다. 이번 시험은 다리와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요추천골 신경근병증(LSR) 치료제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연구다.
임상시험 결과와 주요 지표
19일(현지시간) 버텍스는 개발 중인 신약 ‘수제트리진(suzetrigine)’의 임상 2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회사 측은 시험이 주요 지표를 충족했다고 밝혔다. Numeric Pain Rating Scale(NPRS)을 사용한 통증 측정에서, 투약군은 기저선(Baseline) 대비 평균 2.02점의 유의미한 통증 감소를 보였다.
하지만 시험에서 플라시보(위약) 그룹 역시 평균 1.98점의 통증 감소를 기록하며 유사한 경향을 나타냈다. 버텍스 측은 이번 시험이 수제트리진과 플라시보 간의 통계적 비교를 위한 설계나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기 위한 충분한 표본수를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플라시보와의 차별화가 불분명한 결과로 해석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
시장 반응과 주가 동향
임상시험 발표 직후 시장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버텍스의 주가는 발표 당일 아침 14% 급락해 올해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로 전환됐다. 투자자들은 플라시보 효과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난 점에 주목하며 향후 개발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버텍스의 공식 입장
버텍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수제트리진이 임상 주요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잠재적인 통증 관리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플라시보 데이터가 연구 결과를 압도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추가적인 시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는 향후 진행될 임상 3상에서 보다 정교한 설계와 검증을 통해 수제트리진의 효능을 입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 의견과 시장 전망
제약 및 바이오 분야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플라시보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수제트리진이 임상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추가 연구가 치밀하게 진행되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주식 시장 분석가들은 플라시보와의 차별성이 부족한 이번 결과가 회사의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향후 과제와 전망
버텍스는 이번 시험 결과가 연구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전체적인 신약 파이프라인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요추천골 신경근병증과 같은 만성 질환이 높은 미충족 의료 수요를 보이는 만큼, 시장은 버텍스가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할 경우 투자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버텍스는 지난 몇 년간 낭포성 섬유증(CF) 치료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왔다. 그러나 이번 LSR 치료제 실패 가능성이 시장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을 고려하면, 향후 회사의 추가 연구 진행 결과와 임상 설계가 투자 심리에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