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 차세대 체중 감량 약물 임상 결과 실망… 주가 급락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가 차세대 체중 감량 약물의 임상 시험 결과가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자 주가가 급락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는 관련 데이터 발표 직후 19% 이상 하락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새로운 체중 감량 약물 ‘카그리세마(CagriSema)’는 평균적으로 참가자 체중의 22.7%를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회사가 목표했던 25% 감량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새 약물, 기존 성분의 조합으로 효과 증대 목표
카그리세마는 노보노디스크의 기존 체중 감량 약물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의 주요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와 식욕 억제 효과를 지닌 카그릴린타이드(cagrilintide)를 결합한 새로운 조합 약물이다. 이 약물은 체내 식후 분비되는 화학 물질을 모방하여 포만감을 증진시키고 섭취량을 줄이는 데에 도움을 준다.
임상시험에는 3,400여 명의 성인이 참여했으며, 시험 결과 40%의 참가자가 25% 이상의 체중 감량을 달성했다. 반면, 참가자 중 57%만이 최고 용량을 복용했으며, 이는 기존 단독 약물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이다. 단독 복용 시험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와 카그릴린타이드 복용 그룹이 각각 체중의 16.1%와 11.8%를 감량했다.
시장 경쟁과 약물 효과에 대한 우려 증가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는 최근 몇 달간 하락세를 이어 왔다. 지난 9월 판매 성장 둔화 소식과 체중 감량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미국의 경쟁사 엘리릴리(Eli Lilly)가 체중 감량 효과가 더 뛰어난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은 시장 내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번 시험 발표 후 엘리릴리의 주가는 7% 상승했다.
노보노디스크, 체중 감량 시장의 선두 유지 가능할까?
노보노디스크는 체중 감량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오젬픽’과 ‘위고비’로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카그리세마 임상 시험 결과는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며 투자자들의 실망을 초래했다. 전문가들은 노보노디스크가 이미 시장 내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기에 경쟁 강도를 고려해 신규 약물 개발 및 테스트를 보완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체중 감량 약물 시장은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경쟁사의 등장과 혁신 신약의 성패 여부가 시장 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