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 엔비디아의 집단 소송 기각 요청 거부
미국 대법원이 엔비디아가 제기한 집단 소송 기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해당 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 소송은 엔비디아가 암호화폐 채굴자들에게 판매한 GPU 매출 규모를 과소평가해 투자자들을 오도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대법원, 별도 설명 없이 항소 기각
12월 11일(현지시간), 미국 대법원은 엔비디아가 낸 항소를 단 한 줄의 명령문으로 기각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지방 법원이 2021년 3월 해당 소송을 기각한 결정을 뒤집은 항소 법원의 판결이 유지됐다. 금번 판결은 2023년 8월 제9항소법원이 2018년에 제기된 소송을 부활시키면서 시작되었다.
해당 소송에서 엔비디아 주주들은 회사가 10억 달러 이상의 GPU 매출을 암호화폐 채굴자들에게서 발생했음에도 이를 숨기고, 관련 매출 규모를 축소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엔비디아 CEO 젠슨 황(Jensen Huang)이 암호화폐 업계와의 관련성을 의도적으로 폄하했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 “일관된 증권 소송 기준 중요” 강조
엔비디아 대변인은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소송을 기각한 하급법원의 결정을 대법원이 본안 심리로 인정하길 바랐으나, 우리는 계속해서 법적 방어를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증권 소송에서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기준이 주주를 보호하고 강력한 경제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관련 기준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주들, 매출 과장 증거 확보
이번 소송은 2018년 말 암호화폐 시장이 급락하며 엔비디아 GPU 판매도 함께 하락한 시점을 근거로 한다. 당시 회사의 주가는 이틀 만에 약 30% 급락했다. 주주들은 엔비디아의 매출 대부분이 암호화폐 채굴자들에게서 발생했으며, 회사가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주주들은 전직 엔비디아 임원의 증언과 캐나다 중앙은행(Bank of Canada)의 보고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암호화폐 관련 매출을 약 13억 5000만 달러 축소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기관의 소송 지원도 변수
올해 10월,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주주들의 소송을 지지하며 엔비디아의 논리가 설득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SEC와 법무부는 엔비디아의 주장이 “해당 사건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2022년, 엔비디아는 암호화폐 채굴이 자사 게임 사업에 미친 영향을 불충분하게 공개했다는 이유로 SEC와 합의금 550만 달러를 지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당시 엔비디아는 SEC의 판단에 대해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다.
대법원의 결정이 암호화폐 산업에 시사하는 바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암호화폐와 관련한 기업들의 정보 공개 책임 문제에 새로운 선례를 남길 전망이다. 또한, 증권 소송에서 투자자의 권리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암호화폐 채굴과 칩 제조사의 관계에 대한 규제 당국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결과는 해당 업계 전반에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