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이미 기술적 혁신의 ‘캄브리아 폭발’을 경험하며, 단기간에 주요 기술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여전히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정체를 겪고 있다. 블록체인이 웹3(Web3)의 핵심 기술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기술 장벽을 넘어야 한다.
AI의 캄브리아 폭발과 블록체인의 현재
AI는 오랜 기간 천천히 발전하다가 인공신경망(ANN)과 같은 기술적 돌파구를 통해 대중화와 확산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와 반대로 블록체인은 여전히 웹2(Web2)를 대체할 기술적 경쟁력을 갖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적으로 데이터 저장 문제는 블록체인 발전의 가장 큰 장애물로 꼽힌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웹3가 웹2의 후속 기술로 자리 잡는 꿈은 실현되기 어렵다.
웹3의 비전과 정체된 현실
웹3는 사용자 중심의 탈중앙화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 프라이버시, 콘텐츠 소유권, 허가 없는 접근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비전이 현실화되려면, 웹3는 웹2에서 널리 사용되는 Airbnb, 위키피디아, 소셜 미디어와 같은 핵심 애플리케이션을 대체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까지 이러한 대체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지 못한 이유는 블록체인의 확장성과 데이터 접근성 문제 때문이다.
저장 트릴레마: 블록체인 발전의 핵심 장애물
블록체인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난제는 저장 트릴레마(Storage Trilemma)다. 블록체인이 웹2 애플리케이션의 수준에 도달하려면, 데이터 저장이 확장성, 임의 접근(Random Access), 스마트 계약 통합을 동시에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로는 이 세 가지 요구사항을 충족하기가 어렵다.
- 확장성: 웹2 애플리케이션은 수많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반면, 블록체인의 저장 용량은 이런 대규모 애플리케이션을 수용하기에 부족하다.
- 임의 접근: 웹2는 특정 데이터를 빠르게 검색할 수 있지만, 블록체인은 데이터 접근 방식이 순차적이라 속도와 효율성 면에서 크게 뒤처진다.
- 스마트 계약 통합: 데이터 저장이 스마트 계약과 유기적으로 통합되지 않으면,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의 자동성과 보안성이 저하된다.
이 트릴레마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웹3의 잠재력은 현실화될 수 없다. 웹3가 웹2를 대체하려면 사용자 경험에서의 차별화뿐만 아니라 확장성과 데이터 접근 속도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저장 트릴레마 해결의 중요성
저장 트릴레마가 해결된다면 블록체인은 웹2 수준의 확장성과 성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이 데이터 집약적인 글로벌 서비스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탈중앙화 소셜 네트워크, 사용자 소유 마켓플레이스, 위변조 방지가 가능한 지식 저장소 등 새로운 유형의 애플리케이션과 비즈니스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블록체인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개발자 및 사용자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웹3 도약, 트릴레마 극복에 달렸다
AI가 ANN과 같은 돌파구를 통해 본격적인 대중화의 길로 들어선 것처럼, 블록체인도 저장 트릴레마를 해결하는 기술적 전환점을 맞이해야 한다. 이를 통해 블록체인은 웹3의 비전을 실현하고 사용자가 소유하고 통제하는 진정한 탈중앙화 인터넷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이 순간은 ‘언제’ 도래할 것인가의 문제이지 ‘만약에’의 문제가 아니다. 블록체인의 캄브리아 폭발은 이제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