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비트 해킹 압박 속, 이더리움 롤백은 “기술적으로 불가능”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비트(Bybit)가 라자루스 그룹에 의해 15억 달러(약 2조 160억 원) 규모의 해킹을 당한 2월 21일 이전 상태로 이더리움(ETH) 네트워크를 롤백해야 한다는 업계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이더리움 핵심 개발자 팀 베이코(Tim Beiko)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6년 DAO 해킹과는 다른 상황
베이코는 2월 22일 X(구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이 합리적으로 보이는 제안이 왜 기술적으로 다루기 힘든지 덜 지식이 있는 관찰자들을 위해 분석해 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2월 21일 발생한 바이비트 해킹은 거래소의 다중 서명 지갑에서 웜 월렛으로의 자금 이체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체는 정상적으로 보였지만, 스마트 컨트랙트 로직을 변경하여 자금을 탈취하는 악성 코드가 포함되어 있었다. 베이코는 “손상된 인터페이스로 인해 트랜잭션이 한 가지 작업을 수행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다른 작업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바이비트 해킹을 되돌리고, 트랜잭션을 무효화하며, 자금을 복구하기 위해 이더리움 롤백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베이코는 롤백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6년 더 다오(The DAO) 해킹 사건과는 달리, 이번 경우에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지 않고는 되돌릴 수 있는 명확한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더 다오 해킹 당시에는 해커가 코드를 악용하여 자금을 훔쳤지만, 한 달 동안 인출을 동결하는 안전장치가 내장되어 있어 개발자들이 버그를 수정하고 도난당한 ETH를 회수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베이코는 “애플리케이션 자체에서 이를 수행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이더리움 프로토콜 개발자들이 블록체인 기록에서 직접 변경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바이비트 해킹의 경우 해커는 즉시 자금에 접근하여 온체인으로 이체하기 시작했다.
이더리움 롤백, “예측 불가능한 연쇄 효과” 초래
베이코는 이더리움 생태계가 2016년 이후 탈중앙화 금융(DeFi)과 크로스체인 브리지를 통해 크게 발전했기 때문에 롤백이 훨씬 더 파괴적이고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러한 수준의 상호 연결성은 불규칙한 상태 변경이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더라도 예측 불가능한 연쇄 효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베이코는 완전한 롤백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며, 거래소 판매 및 실물 자산 상환을 포함한 모든 정산된 트랜잭션을 오프체인 측면을 되돌리지 않고 취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더리움 교육자 앤서니 사사노(Anthony Sassano) 역시 암호화폐 업계의 롤백 논쟁에 대해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다. 사사노는 “이것은 작동 방식이 아니며, 더 다오 해킹에서도 그렇게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롤백 비용, 15억 달러 훨씬 초과할 수도
유가 랩스(Yuga Labs) 블록체인 부사장 0xQuit는 롤백의 영향이 “15억 달러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X 게시물을 통해 “수천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돈을 잃을 것이고, 수천 명은 받아서는 안 될 돈을 얻게 될 것”이라며 “이더리움은 이제 탈중앙화 금융의 본거지이자 수많은 롤업의 정산 레이어다. 이러한 인프라는 되감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2월 22일 X 스페이스에서 바이비트 CEO 벤 저우(Ben Zhou)는 이더리움 롤백 지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한 사람의 결정으로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블록체인의 정신에 따라 커뮤니티의 의사를 확인하는 투표 절차가 필요할 수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며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