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의 논란: 비트코인의 2,100만 개 유통량, 과연 고정불변인가?
비트코인의 특징 중 하나는 그 공급량이 엄격하게 2,100만 개로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비트코인을 전통적인 법정 화폐와 차별화하는 핵심 요소로, 공급량 조절을 통해 희소성과 가치를 확보해왔다. 하지만, 최근 블랙록(BlackRock)이 발표한 영상에서 이 제한이 절대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시장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블랙록, “2,100만 개 공급량에 보장은 없다” 발언
12월 19일(현지시간),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블랙록의 비디오 내용을 공유하며 이 논란이 본격적으로 제기되었다. 영상에서 블랙록은 비트코인의 고정된 공급량이 인플레이션 억제와 가치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어진 설명에서 “2,100만 개 제한이 변경되지 않을 것을 보장할 수 없다”는 문장이 포함되면서 시장의 반발을 불렀다.
이 발언을 두고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즉각적으로 논쟁이 일어났으며, 몇몇 비평가들은 이는 비트코인의 근본적인 규칙을 흔드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저명한 암호화폐 전문가 조엘 발렌수엘라(Joel Valenzuela)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비트코인 규칙 변경 시도를 암시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비트코인 공급량, 변경이 가능한가?
기술적으로 봤을 때, 비트코인의 2,100만 개 공급량 제한은 변경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커뮤니티 전체의 합의를 통해 이루어지는 ‘하드 포크(hard fork)’라는 대규모 네트워크 업데이트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변경은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두 버전으로 분리시키며, 하나는 기존 공급량 제한을 유지하고, 다른 하나는 공급량 변경을 반영하게 된다.
하지만 대다수 비트코인 개발자와 지지자는 이러한 변경이 비트코인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비트코인 개발자인 슈퍼 테스트넷(Super Testnet)은 “2,100만 개 제한은 비트코인의 정체성이다. 이를 잃는다면 비트코인은 더 이상 비트코인이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채굴 보상 감소와 공급량 논쟁
비트코인 채굴은 네트워크 보안을 유지하는 중요한 과정이며 채굴자들은 새로운 비트코인 생성에 따른 보상을 받는다. 하지만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halving)’가 적용되며, 2140년이 되면 모든 비트코인이 채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채굴자들의 수익원은 트랜잭션 수수료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장기적으로 채굴자들의 참여 동기를 약화시킬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네트워크 보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공급량 제한을 없애자는 논의가 나온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비트코인의 핵심 가치인 희소성을 무너뜨릴 위험이 있어 다수의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
커뮤니티의 강력한 변화 저항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기존 규칙을 대대적으로 변경하려는 시도들에 대해 강력히 저항해왔다. 2016년에서 2017년 사이, 블록 크기 확대를 통한 확장성을 개선하려는 채굴자들의 움직임도 있었지만, 커뮤니티 전체의 합의를 얻는 데 실패했다. 당시 채굴자의 95%가 이를 지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행되지 않았으며, 이는 비트코인의 규칙이 쉽게 변경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비트코인의 미래, 공급량 논쟁이 남긴 교훈
현재로서는 2,100만 개 공급량 제한이 비트코인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이 제한을 없애려는 시도는 암호화폐 전반에 걸친 신뢰도를 손상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맥락에서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저항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비트코인의 근본 철학에 걸린 문제로 해석될 수 있다.
블랙록의 발언은 논란을 촉발했지만, 동시에 비트코인의 변화를 둘러싼 커뮤니티의 강력한 결속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공급량 제한 논쟁이 시장에 단기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비트코인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며 암호화폐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