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기업 자마, EVM 기반 비밀 애플리케이션 구축 도구 출시
암호화폐 기업 자마(Zama)가 12월 6일, 이더리움 가상 머신(Ethereum Virtual Machine, 이하 EVM) 기반의 비밀 애플리케이션 구축을 위한 도구인 ‘fhEVM 코프로세서’를 이더리움 세폴리아(Sepolia) 테스트넷에 배포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술은 풀 엔드 투 엔드 암호화를 지원하며, 비밀 스마트 계약을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자마 측은 2025년 중반에 주 네트워크(메인넷)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마의 CEO인 랜드 힌디는 이번 기술 개발의 목표를 “블록체인의 투명성을 유지하면서도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fhEVM 네이티브 프로토콜 구현을 통해 블록체인 투명성과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상반된 요구를 절충할 수 있는 중요한 블록체인 인프라가 이미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모든 블록체인에서 비밀 스마트 계약 구현 가능
fhEVM 코프로세서는 완전동형암호화(Fully Homomorphic Encryption, 이하 FHE) 기술을 활용해 암호화된 데이터를 복호화하지 않고도 처리할 수 있다. 이는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단순화하고, 개발자들이 기존의 복잡한 암호화 지식을 익히지 않고도 비밀 스마트 계약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마 팀은 “fhEVM은 단순히 이더리움을 완전히 암호화하여 비밀리에 실행하도록 설계됐다”면서, “기존 공공 블록체인은 모든 데이터를 노출하는 반면, 비공개 블록체인은 투명성이 부족하다. 일부 영지식(ZK) 솔루션은 프라이버시를 개선하지만 블록체인 조합 가능성을 희생시키는 측면이 있다. fhEVM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fhEVM의 주요 혁신은 블록체인의 조합 가능성을 유지하면서 처리 가능한 암호화된 데이터를 제공하는 한편, 프로그래밍 가능한 프라이버시 제어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현재 이 시스템은 초당 약 20건의 거래(TPS)를 처리하며, 향후 수백 또는 수천 TPS로 확장 가능할 전망이다.
프라이버시 보호 블록체인, 비즈니스 활용 영역 확대
자마는 이번 기술이 개인 토큰, 암호화된 탈중앙금융(DeFi) 거래, 비밀 온체인 대출, 안전한 투표 메커니즘, 비밀 비즈니스 기록 관리, 비공개 입찰 경매, 조합 가능한 비공개 아이덴티티 등 다양한 실질적 활용 사례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마 팀은 “기존에는 개발자들이 비밀 DApp(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기 위해 익숙하지 않은 프로그래밍 언어나 리소스 집약적인 연산을 다뤄야 했지만, fhEVM는 솔리디티만으로도 비밀 스마트 계약을 바로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랜드 힌디는 “우리는 FHE 기술이 새로운 인터넷 프로토콜인 ‘HTTPZ’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하며 앞으로 fhEVM 기술의 확장성과 잠재력을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자마는 올해 3월 멀티코인 캐피털(Multicoin Capital)과 프로토콜 랩스(Protocol Labs)가 주도한 시리즈 A 라운드에서 약 7300만 달러(한화 약 944억 원)를 확보한 바 있다.
블록체인 프라이버시 강화, 새로운 표준 제시
이번 개발은 블록체인,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s), 스마트 계약의 프라이버시 처리 방식에 혁신을 불러올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이 직면한 투명성과 프라이버시 간의 딜레마를 해결함으로써, 해당 기술은 향후 비즈니스와 각국 정부가 블록체인 활용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마 측은 fhEVM이 탈중앙화 인터넷을 구축하려는 수많은 기업과 개발자들에게 기술적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