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 운영사에 8백만 호주달러 벌금 부과
호주의 연방법원이 미국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의 호주 운영사 비트 트레이드(Bit Trade)에 대해 8백만 호주달러(한화 약 68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는 규제 위반에 따른 것으로, 비트 트레이드는 해당 벌금을 60일 이내에 납부하고 소송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규제 위반으로 인한 법적 처분
12월 12일, 존 니콜라스 판사는 비트 트레이드가 호주의 설계 및 배포 의무와 관련된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으며, 신용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적법한 라이선스를 보유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호주 증권투자위원회(ASIC)가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벌금은 ASIC이 요청한 1,280만 호주달러(약 108억 원)보다는 낮았지만, 비트 트레이드 측이 제안한 250만 호주달러(약 21억 원)보다는 큰 금액으로 판결됐다. 니콜라스 판사는 1,280만 호주달러는 과도한 금액이라며 기각했으나, 비트 트레이드가 제안한 금액은 규제 위반의 심각성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ASIC의 입장
ASIC의 조 롱고(Joe Longo) 위원장은 이번 판결에 대해 “투자자들이 부적절한 상품을 마케팅받아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설계된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판했다. 롱고 위원장은 비트 트레이드가 라이선스가 없는 상태에서 레버리지 거래를 지원하는 ‘마진 익스텐션’ 상품을 제공해 1,100명 이상의 호주인이 7백만 달러(약 82억 원) 이상의 수수료와 이자 비용을 부담하고, 약 5백만 달러(약 58억 원)의 손실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 투자자는 약 400만 달러(약 47억 원)를 손실했다고 전해져,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기업들이 법적 의무를 준수할 필요성을 상기시키는 매우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크라켄의 반응
크라켄은 이번 결정에 대해 실망감을 표하며 “우리는 호주의 암호화폐 투자자들과 기업들 사이에 혼란을 야기하는 기존 법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맞춤형 암호화폐 입법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또한 이 같은 규제가 호주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크라켄 대변인은 “법원이 자사의 준수 노력을 인정한 점은 긍정적으로 보지만, 전반적인 결과에는 유감을 표한다”며 입장을 나타냈다.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 압박 증가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호주의 규제 당국의 감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니콜라스 판사는 비트 트레이드가 로컬 법률을 고려하지 않고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에서 심각한 규제 위반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ASIC이 해당 상품에 대한 규정 준수가 필요하다고 통지한 이후에도 비트 트레이드는 이를 정지하거나 적절한 대상 시장 결정(TMD)을 확보하지 않은 채 상품을 리테일 클라이언트들에게 계속 제공했다”는 점도 언급됐다.
암호화폐 기업들을 위한 메시지
ASIC의 롱고 위원장은 “이번 판결은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서 판매되는 수많은 상품이 기존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신호”라며 “상품 설계 및 마케팅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호주는 최근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암호화폐 시장 내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반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