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친(親) 암호화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밈코인 리브라(LIBRA) 스캔들로 무너지고 있다. 이 스캔들로 인해 암호화폐 규제에 대한 희망이 정치적 수렁에 빠지면서 아르헨티나의 암호화폐 시장은 혼란에 휩싸였다.
아르헨티나 업계 전문가들은 밀레이 대통령의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지지 발언으로 기대를 모았던 맞춤형 암호화폐 규제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사실상 암호화폐 산업 전체가 향후 3년간 집권할 자유지상주의 정부에게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밀레이 대통령이 X(구 트위터)에 리브라를 언급한 직후 해당 밈코인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낙관론은 순식간에 환멸로 바뀌었다. 이후 밀레이 대통령이 1억 달러(약 1,450억 원)가 넘는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러그 풀’ 사기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밀레이 대통령은 야당이 추진하는 탄핵 심판 위기에 직면해 있다. 야당의 의석수 부족으로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지만, 이번 논란은 밀레이 정부에 정치적 골칫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밀레이 대통령 취임 첫해 아르헨티나가 기록적인 경제 성장을 축하하던 시점에 발생했다.
이번 스캔들은 아르헨티나 암호화폐 시장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한때 유망했던 규제 도입 경로는 의심으로 가득 차게 되었고, 밀레이 대통령의 암호화폐 친화적 이미지는 회복 불가능할 수도 있다.
‘비트코인 아르헨티나’ 설립자 로돌포 안드라그네스는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일로 우리가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지는 느낌”이라며 “정부가 이제 이와 관련된 모든 것을 건드리기를 두려워할 것이고, 암호화폐 전체가 정부에게 금기시되는 주제가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안드라그네스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 집권 이후 아르헨티나 증권감독위원회(미국 SEC와 유사)를 비롯한 규제 기관 내에서 많은 기대감이 있었다. 이는 빠르게 성장하는 아르헨티나 암호화폐 산업에 더 많은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함이었다.
아르헨티나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개발자 측면에서 특히 강력하며, 암호화폐 채택률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리브라 스캔들이 국가 생태계에 미칠 평판 손상에 대한 광범위한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다.
마리아 세르비니 아르헨티나 판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이번 스캔들에 대한 조사에 배정되었으며, 이는 자유지상주의 지도자의 추진력을 꺾을 수 있는 최신 사건이다.
논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밀레이 대통령이 X에 잘 알려지지 않은 리브라 암호화폐를 지지하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되었고, 이후 해당 암호화폐 가치가 잠시 급등했다. 그러나 밀레이 대통령은 즉시 게시물을 삭제하고 해당 디지털 코인과의 연관성을 부인했으며, 이후 가치는 폭락했다.
아르헨티나 핀테크 협회는 이번 사건이 코인 개발자들이 투자자들을 유치하여 가치를 높인 다음 갑자기 현금을 인출하여 투자자들에게 무가치한 토큰만 남기는 전형적인 ‘러그 풀’ 사기 사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이번 스캔들은 밀레이 정부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으며, 암호화폐 산업과의 연관성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키고 잠재적으로 그의 정치적 추진력을 저해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출시 후 여론의 반발이 일자 “투기”를 막기 위해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밀레이 대통령은 후속 인터뷰에서 밈코인을 지지하여 얻은 재정적 이익은 없다고 부인하며 “선의”로 행동했으며 “숨길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밀레이 대통령은 이번 논란으로부터 “배울 점”이 있으며, 무엇이 적절한 행동인지 “필터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토큰 출시로 인한 피해는 직접적인 당사자에게만 국한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가는 여기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