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페페’ 목록에 추가하며 밈코인 시장 선점 박차
미국의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인기 밈코인 ‘페페(PEPE)’를 공식적으로 상장하며 밈코인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바이낸스는 테더(USDT)와 페페 간 거래를 오는 12월 5일 오전 6시(동부 표준시)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12월 4일 자사의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페페는 설립 초기부터 소셜 미디어 및 커뮤니티의 강력한 지지 하에 높은 인기를 얻었다”고 바이낸스는 설명했다. 현재 페페의 전체 시장 가치는 약 90억 달러로 추정되며, 이는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 사이트 ‘코인게코(CoinGecko)’가 제공한 수치다.
밈코인 상장 경쟁 가열
바이낸스뿐만 아니라 미국의 또 다른 주요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도 밈코인 상장을 늘려가며 시장 점유율 확장에 나섰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더 많은 밈코인과 소규모 토큰을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12월 코인베이스는 ‘무덴(MOODENG)’, ‘목(MOG)’, ‘도그위피햇(WIF)’ 등 여러 밈코인을 상장하며 주목받았다. 이보다 앞선 11월 바이낸스는 밈코인 ‘봉크(BONK)’를 추가로 상장한 바 있다. 코인게코의 데이터에 따르면, 12월 4일 기준 전세계 밈코인의 총 시장가치는 1,3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밈코인에 대한 반응은 암호화폐 커뮤니티 내에서도 엇갈리고 있다. 유명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무라드 마무도브(Murad Mahmudov)는 “밈코인은 알트코인에서 불필요한 투기 프리미엄을 제거하며, 암호화폐의 정당한 사용 사례를 제시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암호화폐 개발자 지미 송(Jimmy Song)은 밈코인을 “투기의 정점을 보여주는 도구이며,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밈코인의 역사와 페페의 탄생
페페는 2005년 만화가 맷 퓨리(Matt Furie)가 창작한 개구리 캐릭터로, 이후 주로 암호화폐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터넷 밈으로 널리 퍼졌다. 퓨리가 창작한 다른 캐릭터들 또한 밈코인으로 발전했다. 대표적으로 ‘브렛(BRETT)’, ‘앤디(ANDY)’, ‘랜드울프(WOLF)’ 등이 있다.
페페 캐릭터는 2016년 미국 대선 기간 동안 극우 그룹 사이에서 사용되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퓨리는 페페가 “평화로운 개구리 친구”로 설계되었으며, 특정 정치적 의도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2019년에는 알렉스 존스(Alex Jones)와 그의 언론 매체 ‘인포워즈(Infowars)’가 페페를 정치적 홍보 자료로 사용하자 퓨리가 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반면 반명예훼손연맹(ADL)은 “현재 페페는 여전히 비이념적인 용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밈코인의 미래
밈코인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암호화폐 생태계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토큰들이 투기적 성향이 강하고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무시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밈코인의 상승세가 지속 가능할지, 아니면 투기적 열풍으로 끝날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페와 같은 대표적 밈코인이 거래소에서 점점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와 같은 대형 거래소가 밈코인을 상장하면서 앞으로 암호화폐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