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기반 디파이, 바빌론이 35억 달러를 유치한 비결
암호화폐와 디파이(Decentralized Finance, 탈중앙 금융)의 새로운 장을 연 바빌론(Babylon)이 최근 비트코인 기반 스테이킹 프로토콜을 통해 35억 달러(한화 약 4조 6713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유치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바빌론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피셔 유(Fisher Yu)는 아부다비에서 열린 ‘비트코인 MENA’ 행사에서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성공의 비결과 전망을 밝혔다.
비트코인 디파이는 왜 이제서야 시작됐나?
피셔 유 CTO는 이번 인터뷰에서 “진정한 비트코인 디파이는 최근까지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존 비트코인 생태계에서는 디파이 활용을 위해 BTC를 렌딩하거나 랩핑(wrapping)해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활용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 경우 BTC 보유자가 제3자(플랫폼이나 스마트 계약 등)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에서 ‘완전한 탈중앙화’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유 CTO는 “기존 시스템에서는 비트코인을 대출하거나 스마트 컨트랙트에서 사용하기 위해 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하며, 반환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구조가 전통 금융 또는 중앙집중식 금융과 유사한 상대방 위험(Counterparty Risk)을 동반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제3자에 대한 신뢰가 필요해진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의 탈중앙적 특성과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비트코인 디파이는 무엇인가?
피셔 유는 진정한 비트코인 디파이는 제3자를 신뢰할 필요가 없는 구조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바빌론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비트코인 스테이킹’을 도입했다. 이는 비트코인 사용자들이 외부 제3자를 신뢰하지 않고 순수하게 블록체인과 프로토콜에 의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바빌론은 비트코인 스테이킹을 개발해 이를 비트코인의 네이티브 사용 사례로 만들었다”며, “비트코인을 보유하거나 간단한 결제에 사용하는 것처럼, 비트코인 스테이킹도 단순히 자신과 비트코인만 신뢰하면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바빌론은 비트코인 스테이킹 자산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블록체인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35억 달러 유치한 비결은 무엇인가?
바빌론은 본격적인 메인넷 론칭을 앞두고 비트코인 홀더들을 대상으로 세 단계에 걸친 스테이킹 캠페인을 진행했다. 첫 번째 제한된 스테이킹 캡에서는 1000 BTC(약 1375억 원)를 1시간 만에 유치했으며, 두 번째 단계에서는 2만 4000 BTC(약 3조 3012억 원)를 단 90분 만에 모집했다. 각 사용자가 최대 500 BTC(약 68억 7500만 원)까지 스테이킹할 수 있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러한 성공은 비트코인 홀더들에게 신뢰받는 환경을 제공한 덕분이라고 평가된다. 피셔 유는 “참여자들이 바빌론의 신뢰 없는 시스템을 통해 디파이의 본질을 경험할 수 있었던 점이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디파이가 직면할 새로운 도전
디파이 생태계 전반에서 해킹이나 시스템 취약점에 따른 손실이 빈번히 발생하는 만큼, 비트코인 디파이도 유사한 공격 벡터를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지적됐다. 피셔 유는 “디파이는 신뢰가 제거된 시스템을 전제로 하지만, 만약 코드나 시스템에 결함이 있다면 사용자의 자산이 손실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위험이 기존 사례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과거 사건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이제는 시스템을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발전시킬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바빌론, 비트코인 디파이의 새로운 장을 열다
바빌론의 이례적인 성공은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디파이 생태계로 진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비트코인의 탈중앙 금융 활용 가능성을 확장시키며, 기존 투자자뿐 아니라 신규 참여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의 가치와 활용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