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PLTR) 공동 창업자이자 페이팔 마피아의 수장 피터 틸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고급 주택가 팔레르모 치코에 약 1,200만 달러짜리 맨션을 매입했다. 해당 지역 역대 최고가 거래다. 단순한 부동산 투자가 아니다. 틸은 이미 올해 초 일주일 이상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체류하며 정부 핵심 인사들과 비공개 접촉을 이어왔고,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는 2024년 1월 첫 만남 이후 현재까지 4차례 공식 회동을 가졌다.
아나르코-자본주의자 두 사람의 이념적 결합
틸과 밀레이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이념부터 봐야 한다. 두 사람은 놀랍도록 닮아 있다. 국가 개입에 대한 강한 반감, 세금을 '절도'로 규정하는 시각, 암호화폐 기반 통화 주권 지지, 급진적 자유시장주의 옹호. 밀레이 대통령은 스스로를 "아나르코-자본주의자"라고 부르는 현직 대통령이다.
두 사람의 최근 회동에서 밀레이는 "만남이 놀라웠다"며 "세금을 절도 행위로 간주한다는 점에 완전히 동의했다"고 밝혔다. 밀레이는 틸이 아나르코-자본주의자로서 대통령이 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틸은 밀레이의 '충격 요법' 경제 개혁 프로그램이 다른 포퓰리즘 실험들이 실패한 곳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아르헨티나에 주목해왔다.
이 이념적 공명은 비단 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024년 밀켄 포럼에서 일론 머스크가 아르헨티나 투자를 공개 추천했고, 스탠리 드루켄밀러도 밀레이를 높이 평가했다. 밀레이는 애플·알파벳·메타 CEO들과 연이어 회동하며 실리콘밸리 자금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2026년에는 규제 완화와 노동 개혁 입법을 완료하며 '구조 개혁의 해'를 선포했다.
팔란티어의 남미 확장과 AI 오아시스 구상
틸의 방문은 팔란티어의 라틴아메리카 시장 확장 전략과 맞물려 있다. 팔란티어는 정부·군사·기업용 데이터 분석과 AI 소프트웨어를 핵심 사업으로 한다. 아르헨티나는 이 확장의 거점 후보다.
밀레이 대통령의 핵심 고문인 데미안 레이델은 아르헨티나를 'AI의 오아시스'로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갖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핵 에너지 프로그램을 AI 전력 기반으로 활용하고, 파타고니아 지역의 저렴한 토지와 냉량한 기후를 데이터센터 입지로 쓰겠다는 것이다.
바카 무에르타 셰일가스 + 리튬 삼각지대 = AI 에너지 인프라
아르헨티나가 AI 허브로 주목받는 데는 자원 지정학적 이유가 있다.
바카 무에르타 셰일층은 세계 5대 셰일 원유·천연가스 매장지 중 하나로, 아르헨티나 전체 천연가스 생산량의 70% 이상을 담당한다. 이 셰일가스는 데이터센터에 전력망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력을 공급하는 '비하인드 더 미터(BTM)' 방식 발전에 활용할 수 있다.
리튬도 빼놓을 수 없다. 아르헨티나는 볼리비아·칠레와 함께 '리튬 삼각지대'를 형성하며, 전 세계 리튬 알려진 매장량의 85% 이상이 이 지역에 몰려 있다. 2026년까지 아르헨티나는 전 세계 리튬 공급량의 30% 이상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셰일가스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고, 리튬 배터리로 에너지를 저장하며, 팔란티어의 AI 소프트웨어로 이를 최적화하는 수직 통합 구상이 그려진다.
맨션은 시작에 불과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부동산 컨설팅 업체 BuySell BA는 "이번이 틸의 마지막 구매가 아닐 것이며, 측근들이 추가 자산 매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틸이 매입한 맨션은 팔레르모 치코 다르도 로차 2900번지에 위치한 1,600평방미터 규모의 프랑스 아카데믹 양식 저택으로, 아르헨티나 건축가 알레한드로 부스티요가 설계했다. 침실 6개, 대리석 계단, 와인 셀러, 정원 테라스를 갖추고 있다.
팔란티어의 성장 궤도를 주목하는 투자자라면 아르헨티나는 충분히 지켜볼 만한 시장이다. 4,600만 명의 인구,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자원,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자유주의자와 이념적으로 정렬된 정부. 이 세 가지가 한 곳에 모이는 경우는 드물다.
관련 종목·ETF
직접 관련: 팔란티어(PLTR)
아르헨티나 자원·에너지: YPF, PAM
리튬·배터리: Albemarle(ALB), SQM, Livent(LTHM)
ETF: ARGT, LIT, I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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