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머 럭키와 피터 틸이 세운 에레보르 뱅크가 트럼프 2기 첫 연방 은행 면허를 8개월 만에 획득했다. GPU·크립토·방산 계약을 담보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SVB 붕괴 이후 테크 스타트업의 공백을 채운다. 워런 의원이 정치적 특혜 의혹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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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첫 연방 은행 인가, 8개월 만에 완료… 워런 의원 "정치적 특혜" 조사 착수
실리콘밸리의 가장 논쟁적인 두 인물이 은행을 세웠다.
팔머 럭키(Anduril 창업자)와 피터 틸(팔란티어 창업자·Founders Fund), 조 론스데일(팔란티어 공동창업자·8VC)이 2025년 설립한 에레보르 뱅크(Erebor Bank)가 2026년 2월 미국 통화감독청(OCC)으로부터 연방 내셔널 뱅크 면허를 획득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신설된 국가 은행이자, 4년 만의 첫 데 노보(de novo) 은행 인가다.
은행 이름은 J.R.R. 톨킨의 《호빗》에 나오는 황금이 가득한 산 에레보르에서 따왔다. AI·크립토·방산에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상징적 메시지다.
에레보르는 OCC 조건부 인가로부터 4개월도 채 안 돼 최종 면허를 받았다. 전체 타임라인은 이렇다.
에레보르는 자본금 6억3,500만 달러(약 8,890억 원)로 영업을 시작했다. 통상 신규 은행 설립에 12~18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8개월 완주는 유례가 없는 속도다.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4년간 핀테크 은행 면허를 단 한 건도 승인하지 않았던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우리를 테크 분야의 농민 은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세계 최고의 은행가라고 주장하지는 않겠지만, 고객을 이해한다는 점은 자신 있다.
에레보르의 핵심 차별점은 전통 은행이 외면하는 자산을 담보로 인정하는 기술적 언더라이팅이다. 엔비디아 GPU 클러스터,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국방부 납품 계약서, 비상장 테크 기업 주식이 담보 대상이다. AI 스타트업이 GPU를 담보로 즉각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경로가 생긴 것이다.
초기 고객으로는 AI 기반 공장을 건설하는 기업들, 로보틱스 스타트업, 저중력 환경에서 의약품을 제조하는 우주 기업이 포함됐다.
기술 인프라도 독특하다. SWIFT·ACH 등 1970년대 설계의 전통 결제망 대신 블록체인 기반 24시간 결제를 지원한다. OCC는 에레보르에 네이티브 크립토 자산을 자체 보유해 블록체인 가스비를 직접 처리하도록 승인했다. 2026년 4월에는 Sui 네트워크를 연동해 스테이블코인 입출금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에레보르 탄생의 직접적 배경은 2023년 3월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이다. 에레보르는 SVB 붕괴로 생긴 공백을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SVB는 전통 은행들이 너무 위험하다고 여기는 초기 테크 기업과 벤처 자본가들의 거래 은행 역할을 했다.
SVB 파산 이후 테크 스타트업들은 고금리 사모 부채에 의존해야 했다. 에레보르는 바로 이 공백을 AI·방산·크립토 특화 신속 유동성 공급자로 채우겠다는 포지셔닝이다.
에레보르는 두 차례 펀딩으로 총 약 6억 달러(약 8,400억 원)를 조달했다.
규제 마일스톤 달성과 크립토 친화 정책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순탄한 출발만은 아니다. 2026년 4월 23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에레보르가 수개월 만에 규제 승인을 받은 과정과 정치적 연결이 승인 속도를 앞당겼는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며 조사에 착수했다.
워런 의원이 입수한 에레보르의 투자 유치 문서에는 "규제 당국과의 독특한 연결성(unique connectivity to banking regulators)"이 경쟁 우위로 명시돼 있었다. 이는 정치적 특혜 의혹으로 번질 수 있는 대목이다.
OCC 국장 조나단 굴드는 에레보르 조건부 승인 발표 후 자신의 X 계정에서 직접 축하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럭키는 에레보르 이사회에 참여하지만 운영 역할은 맡지 않는다.
AI 스타트업이 보유한 엔비디아 GPU 클러스터의 시장가치를 담보로 산정하고 이에 기반한 신용한도를 제공합니다. 전통 은행이 '실체 없는 자산'으로 거부하던 것을 에레보르는 기술 이해도로 가치를 산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SVB는 VC 예금과 스타트업 대출에 집중했고 금리 리스크 관리에 실패해 뱅크런으로 무너졌습니다. 에레보르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 크립토 담보 대출, 방산 계약 담보 등 더 다양한 자산을 활용하며 OCC로부터 12% Tier 1 레버리지 비율 유지 의무를 부과받아 리스크 관리 조건이 강화됐습니다.
현재로선 운영에 직접적 영향은 없습니다. 다만 조사 결과에 따라 면허 취소 가능성까지 언급됐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봐야 합니다. 에레보르의 정치적 네트워크가 승인 과정에 부당하게 작용했다는 것이 입증되면 규제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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