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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스토리박현주 시리즈 EP.3
박현주

서울에서 세계로 — 한국 자산운용사가 글로벌 ETF 플레이어가 되기까지

월급 12만 원 증권맨이 1997년에 만든 100억 회사가 29년 만에 16개국 글로벌 금융 그룹이 됐다. 글로벌X 인수, 인도 진출, 미래에셋 3.0까지 — 박현주 3부작의 마지막 이야기.

2026년 5월 10일·14분 읽기·인터랙티브 4개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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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PODCAST

서울에서 세계로 — 한국 자산운용사가 글로벌 ETF 플레이어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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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박현주가 미국 뉴욕의 한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그의 앞에는 글로벌X(Global X)라는 미국 ETF 운용사의 인수 계약서가 놓여 있었다. 한국의 자산운용사가 미국 ETF 회사를 인수한다. 월스트리트가 고개를 갸웃했다. "한국 회사가?" 7년 뒤, 글로벌X의 운용자산은 50조 원을 넘어섰다. 이것은 박현주가 서울의 100억 원짜리 회사를 16개국에 거점을 둔 글로벌 금융 그룹으로 만든 이야기다.

1. "98%의 기회는 한국 밖에 있다"

2003년, 박현주가 처음으로 해외에 사무소를 열었다. 홍콩.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의 해외 진출이었다.

왜 홍콩이었는가. 중국이었다. 2000년대 초반, 중국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세계의 공장. GDP 성장률 10% 이상. 박현주는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거대 성장 시장이 중국이라고 봤다. 홍콩은 중국 본토 자본시장의 관문이었다.

그의 논리는 단순했다.

"한국 주식 시장이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도 안 됩니다. 98%의 기회가 한국 밖에 있습니다. 한국에서만 투자하는 것은 98%의 기회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이 논리는 피터 틸이 "경쟁은 패자의 게임이다"라고 말한 것과 같은 구조다. 한국 시장에서 다른 운용사들과 경쟁하는 대신, 아무도 가지 않은 곳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것.

홍콩 이후 확장의 지도가 넓어졌다.

  • 2008년: 인도 진출.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 법인 설립.
  • 2011년: 캐나다 호라이즌스 ETFs 인수.
  • 2018년: 미국 글로벌X 인수.
  • 2019년: 일본 다이와증권과 합작으로 글로벌X 재팬 설립.
  • 2022년: 영국 GHCO(현 GTX) 인수. 유럽 ETF 마켓메이킹 진출.
  • 2022년: 호주 ETF 시큐리티 인수.
  • 2024년: 인도 쉐어칸 증권 인수. 약 5,800억 원.

20년 만에 16개국. 한국에서 시작한 회사가 글로벌 금융 지도 위에 점을 찍어나간 것이다.

2. 글로벌X — 미국 시장의 열쇠

2018년의 글로벌X 인수는 미래에셋의 글로벌 확장에서 가장 결정적 순간이었다.

글로벌X는 2008년 뉴욕에서 설립된 ETF 전문 운용사. 전통적 인덱스 ETF(S&P 500 추종 등)가 아니라 테마형 ETF에 특화돼 있었다. 로봇공학, 클라우드 컴퓨팅, 리튬·배터리, 우라늄, 소셜미디어. 특정 트렌드에 베팅하는 ETF.

이것이 캐시 우드의 ARK와 비슷하게 들릴 수 있다. 실제로 글로벌X와 ARK는 경쟁 관계였다. 둘 다 테마형·혁신형 ETF를 만들었다. 차이는 글로벌X가 더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가지고 있었고, 인컴(배당·커버드콜) ETF도 강했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이 글로벌X를 인수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시 추정으로 수천억 원 수준. 미래에셋 규모에서 작지 않은 투자였다.

왜 이 인수가 중요했는가.

미국 ETF 시장은 전 세계 ETF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에서 ETF를 운용하지 않으면 글로벌 ETF 플레이어가 될 수 없다. 그런데 한국 회사가 미국에서 ETF를 처음부터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인지도도 없고, 유통망도 없고, 규제 대응 경험도 없다. 인수가 유일한 방법이었다.

인수 후 글로벌X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 2018년 인수 시점 운용자산: 약 10조 원.
  • 2025년 기준 운용자산: 약 50조 원. 5배.

미국 ETF 시장에 94개 상품을 상장. 테마형 ETF와 인컴형 ETF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다. 특히 커버드콜 ETF(QYLD, XYLD 등)가 미국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자산이 급증했다.

한국에서도 글로벌X의 영향이 보인다. 미래에셋의 한국 ETF 브랜드 TIGER ETF는 글로벌X의 상품 개발 노하우를 가져와 테마형·인컴형 ETF를 확대했다. 한국 ETF 시장에서 미래에셋이 1위를 유지하는 데 글로벌X의 기여가 컸다.

3. 인도 — 다음 20년의 베팅

박현주의 가장 최근 대형 베팅은 인도다.

미래에셋은 2008년에 이미 인도에 자산운용 법인을 설립했다. 인도 내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 16년 동안 인도에서 약 900만 계좌의 고객을 확보했다. 조용히, 꾸준히.

그리고 2024년 11월, 승부수를 던졌다. 인도 증권사 쉐어칸(Sharekhan) 인수. 약 5,800억 원.

쉐어칸은 인도 9-10위 증권사. 고객 310만 명. 지점 120여 곳. 사업 파트너 4,400명 이상. 인도 전역에 물리적 네트워크를 가진 회사.

박현주가 이 인수를 결정한 과정이 인상적이다. 2021년, 그는 3주 동안 직접 인도를 돌아다녔다. 뭄바이, 델리, 방갈로르. 경제계 인사를 만나고, 시장을 보고, 소비자를 관찰했다.

린치가 쇼핑몰에서 종목을 찾았듯이, 박현주는 인도의 거리에서 미래를 봤다.

"인도를 직접 보고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14억 인구. 평균 연령 28세. 디지털화가 폭발적으로 진행 중. 이것은 한국이 1990년대에 경험한 것과 같습니다. 저축에서 투자로의 전환이 인도에서 지금 시작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저축에서 투자로"를 실현한 사람이, 같은 전환을 인도에서 다시 한번 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공식, 다른 시장, 20배 큰 인구.

목표: 5년 안에 인도 5위 증권사. 현재 10위에서 5위로.

4. 미래에셋 3.0

2025년 연말, 박현주가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미래에셋 3.0."

미래에셋의 세 단계 진화를 이렇게 정의했다.

  • 미래에셋 1.0 (1997-2010): 창업. 뮤추얼 펀드. "저축에서 투자로." 한국 시장 개척.
  • 미래에셋 2.0 (2010-2025): 글로벌 확장. ETF 대중화. 글로벌X, 호라이즌스, 쉐어칸 인수. 16개국 진출.
  • 미래에셋 3.0 (2025-):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의 융합. AI·웹3·블록체인 기반 금융 혁신.

미래에셋 3.0의 구체적 행보가 2025년 말에 나왔다. 코빗(Korbit) 인수 추진. 코빗은 한국 1세대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가 약 1,000억-1,400억 원으로 추산.

뮤추얼 펀드로 시작해서, ETF로 확장하고, 이제 가상자산까지. 전통 금융과 디지털 금융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박현주의 말.

"투자 없이 성장도 없습니다. 우리는 투자를 통해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5. 숫자의 여정

1997년부터 2026년까지. 29년. 숫자로 보면 이렇다.

  • 1997년: 자본금 100억 원. 직원 수십 명. 한국에만.
  • 2006년: 수탁고 수십조 원. 한국 자산운용 1위.
  • 2016년: 대우증권 인수. 한국 증권업계 자기자본 1위. 재계 순위 19위.
  • 2025년: 글로벌 ETF 운용자산 100조 원 돌파. 16개국 사무소. 글로벌X 미국 50조 원. 호라이즌스 캐나다 490억 캐나다달러.

100억 원 → 수백조 원 규모의 글로벌 금융 그룹.

이 숫자를 구루 스토리의 다른 인물과 비교하면 이렇다.

  • 버핏: 10만 5,000달러 → 9,000억 달러 버크셔. 60년.
  • 틸: 페이팔 매각 5,500만 달러 → 파운더스 펀드 + 팔란티어. 20년.
  • 박현주: 100억 원 → 글로벌 금융 그룹. 29년.

버핏은 투자로 자산을 불렸다. 틸은 창업과 투자를 동시에 했다. 박현주는 금융 산업 자체를 만들었다. 세 사람의 방식은 달랐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장기간 꾸준히 복리로 성장했다는 것.

— 당신이라면? —

2021년. 당신이 박현주다. 63세. 한국 최대 증권사 회장. 글로벌 ETF 100조 원 돌파. 충분히 성공했다. 이 시점에서 인도 증권사를 5,800억 원에 인수한다?

  • A. 안 한다. 리스크가 너무 크다. 인도는 아직 불확실한 시장이다.
  • B. 소규모로 시작한다. 합작 법인이나 지분 투자 정도로.
  • C. 직접 인수한다. 3주 동안 인도를 돌아다니고 확신이 생겼으니.

박현주는 C를 택했다. 3주간의 현장 답사 후 5,800억 원을 걸었다. 린치가 쇼핑몰에서 종목을 찾았듯이, 박현주는 인도의 거리에서 미래를 봤다. 그가 한 말. "데이터는 과거를 보여줍니다. 미래는 직접 보고 느껴야 합니다."

6. 박현주와 구루 스토리의 거장들

박현주를 구루 스토리에서 다룬 다른 거장들과 비교하면, 그의 독특한 위치가 보인다.

버핏과의 비교: 둘 다 자기 이름을 건 금융 제국을 만들었다. 둘 다 위기에서 기회를 봤다. 둘 다 2세 경영을 거부했다. 차이는 버핏이 "투자자"에 머물렀다면, 박현주는 "금융 산업 건설자"였다는 점.

피터 틸과의 비교: 둘 다 "0에서 1"을 했다. 틸이 페이팔이라는 새 시장을 만들었듯이, 박현주는 한국 뮤추얼 펀드라는 새 시장을 만들었다. 둘 다 글로벌 확장을 M&A로 했다.

캐시 우드와의 비교: 둘 다 ETF 사업을 핵심으로 삼았다. 둘 다 혁신을 강조했다. 차이는 캐시 우드가 종목 선택에 집중한 반면, 박현주는 인프라 구축에 집중했다는 점. 캐시 우드는 "무엇을 살 것인가"의 사람이고, 박현주는 "어떤 플랫폼을 만들 것인가"의 사람이다.

린치와의 비교: 둘 다 현장을 중시했다. 린치가 쇼핑몰에서 종목을 찾았듯이, 박현주는 인도의 거리에서 사업 기회를 찾았다. 둘 다 "직접 보고, 직접 경험하고, 그 다음 판단하라"는 원칙.

그러나 박현주가 이 시리즈의 다른 모든 인물과 구별되는 한 가지가 있다.

그는 한국인이다.

버핏, 소로스, 멍거, 린치, 틸, 사이먼스. 전부 미국인이다.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 자본시장에서 시작한 사람들이다. 달러라는 기축통화의 힘. 뉴욕이라는 금융의 수도. 이 인프라 위에서 성장한 사람들이다.

박현주는 한국에서 시작했다. 원화라는 마이너 통화. 서울이라는 아시아의 도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2%도 안 되는 시장. 이 작은 시장에서 시작해서 16개국의 글로벌 금융 그룹을 만든 것이다.

이것이 한국 개인투자자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다. 시작점이 어디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방향과 속도다. 광주의 농부의 아들이 글로벌 금융 그룹의 회장이 된 것처럼, 한국의 개인투자자도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한국 밖에 98%의 기회가 있다.

7. 이 일화가 우리에게 남긴 세 가지 교훈

첫째, 한국 밖을 보라. 한국 주식 시장은 전 세계의 2% 미만이다. 한국 주식만 사는 것은 98%의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다. 박현주가 글로벌X를 인수하고, 인도에 진출하고, 16개국에 사무소를 둔 이유가 이것이다. 한국 개인투자자도 마찬가지다. 미국 주식, 인도 주식, 글로벌 ETF. 세계를 포트폴리오에 담을 수 있는 시대다. InteliView 구루폴리오가 미국 13F 데이터를 추적하는 이유도 같다. 거장들의 포트폴리오는 한국이 아니라 세계에 있다.

둘째, M&A는 시간을 사는 것이다. 박현주가 글로벌X, 호라이즌스, 쉐어칸을 인수한 것은 "시간을 산" 것이다. 미국 ETF 시장에서 처음부터 브랜드를 만드는 데 10년이 걸린다면, 인수는 그 10년을 하루로 압축한다. 개인투자자에게 직접적으로 적용 가능한 교훈은 아니지만, 한 가지 원리는 같다. 자기가 모르는 분야에 처음부터 들어가는 것보다, 이미 그 분야를 잘하는 사람·기업·펀드를 통해 들어가는 것이 효율적이다. ETF가 바로 그 도구다.

셋째, 같은 공식을 다른 시장에 적용하라. 박현주는 한국에서 "저축에서 투자로"를 실현했다. 그리고 같은 공식을 인도에서 다시 적용하려 한다. 14억 인구, 평균 연령 28세, 디지털화 진행 중. 1998년 한국과 닮았다. 성공한 공식이 있으면 그것을 다른 환경에 적용하는 것이 확장의 핵심이다. 린치의 "쇼핑몰 방법론"도 미국뿐 아니라 어디서든 적용할 수 있다. 당신이 한국에서 효과적이었던 투자 방법이 있다면, 그것을 미국, 인도, 베트남 시장에도 적용해보라.

8. 에필로그 — 바람개비는 아직 돌고 있다

2026년. 박현주 67세.

미래에셋그룹 창업자. 글로벌전략가(GSO). 16개국 금융 거점. 글로벌 ETF 100조 원. 16년 연속 배당금 전액 기부. 누적 기부액 347억 원.

100억 원으로 시작한 회사. 29년.

그리고 그는 아직 달리고 있다. 인도 5위 증권사를 향해. 미래에셋 3.0을 향해. 디지털 자산 플랫폼을 향해.


1990년, 한신증권의 한 지점.

32세의 지점장이 벽에 걸어둔 한 줄.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36년이 지났다. 바람이 분 적도 있고, 멈춘 적도 있었다.

IMF 위기 때 바람이 멈췄다. 달려갔다. 바람개비가 돌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바람이 멈췄다. 달려갔다. 바람개비가 돌았다.

코로나 때 바람이 멈췄다. 달려갔다. 바람개비가 돌았다.

67세의 박현주는 아직 달리고 있다.

바람이 불든 말든.

바람개비는 아직 돌고 있다.

▶ 글로벌 투자 거장들의 포트폴리오를 추적하려면 — Inteliview 〈구루폴리오〉

자료 출처

  • 미래에셋그룹, 글로벌 전략 페이지 (miraeasset.com/global/success.do)
  • 미래에셋증권, Founder & GSO 페이지 (securities.miraeasset.com)
  • 한국경제, "미래에셋, 인도 증권사 인수 완료…미래에셋쉐어칸 출범" (2024-11-26)
  • 서울경제, "미래에셋 글로벌X, 호주 ETF 운용사 인수" (2022-06-15)
  • 뉴스핌, "미래에셋, 코빗 인수 검토설…'네오 IB' 신호탄" (2025-12-29)
  • 딜사이트, "미래에셋, 쉐어칸 인수 마무리…인도 '10위→5위' 목표"
  • Wall Street Journal, "For Asset Manager, a Future Beyond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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