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를 명분으로 한 에너지 장악, 그 끝은 무한한 달러 찍어내기. 관세 정책과 지정학적 분쟁 이면의 AI 패권, 에너지 통제, 스테이블 코인으로 이어지는 금융 제국주의 시나리오를 분석한다.

최근 미국의 거침없는 관세 정책과 지정학적 분쟁 이면에는 하나의 거대한 키워드가 자리 잡고 있다. 바로 안보(Security)다. 겉보기에는 경제 정책과 군사 행동이 혼재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기저에는 첨단 기술(AI) 패권 유지와 완벽한 금융 제국주의를 향한 치밀한 시나리오가 깔려 있다.
미국은 2000년대 초반 중국에 전통 제조업의 주도권을 넘겨준 이후, 국가 경쟁력의 명운을 테크와 AI에 걸고 있다. 중국의 매서운 추격 속에서 미국은 AI 패권을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AI와 첨단 산업은 막대한 자원과 전력을 소모한다. 최근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무력 충돌은 단순한 종교·이념 갈등이 아닌 에너지 패권의 연장선상에 있다. 미국은 우방국과 산유국들을 통제하여 글로벌 원유 공급망을 쥐고, 이란이나 러시아를 거쳐 중국으로 흘러가는 값싼 에너지 공급망을 차단하려 한다. 종국에는 글로벌 에너지 가격을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통제하려는 목적이다.
미국이 유가를 통제하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핵심 산업 인프라 구축과 자국 중심의 경제 부흥을 위해서는 시중에 막대한 돈을 풀어야 한다. 하지만 돈을 마음껏 찍어내면서도 인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은 물가 안정이다.
에너지 가격이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30%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미국이 에너지 패권을 장악하고 셰일오일 증산 등을 통해 국제 유가를 배럴당 50~60달러 선으로 끌어내릴 수 있다면, 물가 상승률을 목표치인 2%대 이하로 억제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사라지면, 정부와 중앙은행은 금리 부담 없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유동성을 다시 공급할 수 있는 명분과 환경을 얻게 된다.
에너지 장악과 물가 안정을 거쳐 미국이 도달하려는 최종 종착지는 디지털 달러, 즉 스테이블 코인(Stablecoin)을 활용한 절대적 금융 패권이다.
초거대 AI 플랫폼과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이 결합할 경우, 전 세계 자본 시장의 지형은 완전히 뒤바뀐다. 신흥국 국민들은 자국 통화의 가치 하락을 방어하거나, AI와 연동된 글로벌 DeFi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앞다투어 달러 스테이블 코인을 보유하려 할 것이다. 이는 장외 시장에서 달러의 지배력이 95% 이상으로 치솟으며, 사실상 글로벌 경제가 달러에 완전히 종속되는 단일 통화 체제를 구축하게 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디지털 달러 수요 폭발은 결국 미국 정부가 이자 부담이 사실상 없는 초저금리 영구채(Perpetual Bond)를 전 세계에 무한정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무력과 외교로 자원을 통제하고, 유가를 낮춰 막대한 돈을 푼 뒤, 그 빚을 글로벌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를 통해 전 세계에 소화시키는 완벽한 사이클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위기들은 단순한 지정학적 마찰을 넘어선다. 영토, 원자재, 그리고 디지털 통화까지 모두 장악하여 미국의 영구적인 패권을 다지려는 현대판 금융 제국주의의 서막이 오르고 있다.

리먼이 무너진 다음 주, 78세의 노인이 체리코크를 마시며 5분 만에 50억 달러의 조건을 불렀다. 그리고 미국 금융의 마지막 어른이 됐다.
스토리 읽기월가 구루와 크립토 고래의 움직임을 매주 요약해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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