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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 STREET STORIESS1 E4 — 전설의 투자자들
워런 버핏

2008년 9월, 한 통의 전화: 워런 버핏이 골드만삭스를 구한 5분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가 무너진 다음 주였다. 골드만삭스의 CFO가 오마하의 한 남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는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 5분이 미국 금융사의 한 장을 바꿨다.

2026년 4월 14일·14분 읽기
워런 버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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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가 무너지던 일주일

2008년 9월 15일 월요일.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을 신청했다.

158년 된 투자은행. 자산 6,390억 달러. 직원 2만 5천 명. 그 거대한 회사가 주말 사이 무너졌다. 미국 정부가 구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Too big to fail"이라는 말이 깨진 주말이었다.

다음 날인 화요일, AIG가 구제금융을 받았다. 연방준비제도가 850억 달러를 긴급 투입했다. 목요일, 머니마켓펀드에서 하루 만에 1,40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미국 금융 시스템 전체가 경련하고 있었다.

그 주 내내, 월스트리트의 다음 도미노는 누구일지에 대한 추측이 돌았다. 이름이 거론된 회사는 두 곳이었다.

모건스탠리. 그리고 골드만삭스.

두 회사 모두 투자은행이었다. 두 회사 모두 단기 자금 조달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리고 두 회사 모두 주가가 반 토막 났다.

목요일, 골드만삭스 주가가 하루에 14% 떨어졌다. 금요일은 더 심했다.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매도 주문이 쌓였다.

골드만의 경영진은 주말을 앞두고 깨달았다. 이대로 월요일을 맞으면, 자기 회사가 리먼 꼴이 날 수 있다.

2. 오마하로 가는 전화

2008년 9월 23일 화요일 오후.

골드만삭스 CFO 데이비드 비니어(David Viniar)가 오마하로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를 든 사람은 워런 버핏. 그는 당시 78세였다.

전화가 연결된 순간, 버핏은 자기 사무실의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그는 샌드위치를 먹으려던 참이었다. 체리코크 한 캔이 책상 위에 있었다.

비니어는 본론부터 꺼냈다.

"버핏 씨, 저희에게 자본 투자를 받아주실 수 있겠습니까?"

버핏은 잠시 침묵했다. 그는 리먼이 무너지기 전부터 이 순간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가 지난 몇 년간 주주서한에서 반복해서 경고했던 바로 그 일이었다. 파생상품의 연쇄, 레버리지의 누적, 모기지 증권의 위험. 그가 이미 여러 번 말했다.

"파생상품은 금융 시스템의 대량살상무기다." (2002년 주주서한)

그 경고가 현실이 된 순간, 미국 금융 시스템의 마지막 보루 중 하나가 그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버핏이 대답했다.

"네. 조건을 제시하겠습니다."

3. 5분 동안 만든 조건

버핏이 제시한 조건은 단순했다. 그리고 잔인했다.

첫째, 50억 달러의 우선주 투자. 버크셔 해서웨이가 골드만삭스의 영구 우선주를 50억 달러어치 매입한다.

둘째, 연 10%의 배당. 이 우선주는 매년 10%의 배당을 지급한다. 즉, 골드만은 매년 버크셔에 5억 달러를 고정 지급해야 한다.

셋째, 워런트 50억 달러어치. 버크셔는 추가로 골드만삭스 보통주를 주당 115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워런트 50억 달러어치를 받는다. 5년간 유효.

넷째, 재매입 시 프리미엄 10%. 골드만이 이 우선주를 다시 사고 싶다면, 액면가의 110%를 지불해야 한다.

버핏은 이 조건을 종이에 적지 않았다. 전화로 말했다. 그리고 비니어는 받아적었다.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골드만삭스 내부에서 즉각 반응이 갈렸다. "이건 고리대금이다." 일부 경영진이 말했다. 연 10% 배당은 그 시기 기업 우선주 배당률의 두 배가 넘었다. 워런트는 골드만 주가가 회복되면 버핏에게 수십억 달러를 추가로 안겨주는 구조였다.

CEO 로이드 블랭크페인(Lloyd Blankfein)이 결정을 내렸다. "받아들인다."

대안이 없었다. 월스트리트가 이미 골드만의 다음 주를 묻고 있었다. 이 조건이 비싸다는 것을 블랭크페인도 알았다. 그러나 이 조건이 회사를 살린다는 것도 알았다.

4. 버핏이 본 것

왜 골드만이 버핏에게 전화했는가.

돈 때문만이 아니었다. 50억 달러는 골드만삭스 규모에서 결정적인 금액이 아니었다. 당시 골드만의 총자산은 1조 달러가 넘었다.

그들이 원한 것은 시그널이었다.

"워런 버핏이 이 회사에 투자했다"는 사실. 이 한 문장이 시장에 주는 메시지. "골드만은 무너지지 않는다. 버핏이 본 것이 있다."

버핏은 이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조건을 세게 불렀다. 그의 이름 자체가 프리미엄이었다.

그런데 버핏이 조건만 보고 투자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골드만삭스라는 회사의 본질을 봤다.

첫째, 골드만은 실제로 부실하지 않았다. 리먼이나 베어스턴스와 달리, 골드만의 자산 구조는 상대적으로 건전했다. 문제는 건전성이 아니라 신뢰였다. 시장이 한번 공포에 빠지면 건전한 회사도 자금 조달이 막힌다. 버핏은 이 구분을 했다.

둘째, 골드만은 정부가 망하게 두지 않을 회사였다. 리먼이 무너진 뒤의 혼란을 보고, 미국 재무부는 "또 하나의 대형 투자은행이 무너지면 시스템이 끝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었다. 실제로 그 주말, 연방준비제도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은행지주회사로 전환시켰다. 연준의 긴급 대출 창구를 열어준 것이다.

셋째, 이 공포는 일시적이다. 버핏의 평생 원칙이다.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내라." 그는 이 말을 수십 년간 반복했다. 2008년 9월이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그는 단지 말만 한 것이 아니었다. 같은 주, 그는 제너럴 일렉트릭(GE)에도 30억 달러를 투자했다. 비슷한 조건이었다. 연 10% 배당 우선주와 워런트. 그는 이 공포의 절정에서 총 80억 달러를 꺼냈다.

5. "Buy American. I Am."

2008년 10월 17일. 골드만삭스 투자 3주 후, 버핏은 뉴욕타임스에 사설 한 편을 기고했다. 제목은 단순했다.

"Buy American. I Am."
(미국 주식을 사라. 나도 사고 있다.)

그는 이렇게 썼다.

"나는 미국 주식을 내 개인 계좌에 사고 있다. 지금까지 내 개인 재산은 전부 미국 국채에 들어 있었다. 그러나 현재 가격대에서, 미국 기업들의 주식은 장기적으로 국채보다 훨씬 더 나은 투자다."

"공포는 전염병이다. 심지어 노련한 투자자들도 영향받는다. 그러나 투자자가 비즈니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안다면,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진다. 장기적으로 주가는 기업 가치를 따라간다는 것이다."

이 사설이 나온 날, 다우지수는 8,979였다. 사설은 바닥을 정확히 맞추지는 못했다. 시장은 그 후 4개월 더 떨어졌고, 2009년 3월 다우는 6,547까지 갔다.

그러나 2009년 말이 되자 다우는 10,428이 되었다. 2013년에는 16,000을 넘었다. 2021년에는 36,000을 찍었다.

버핏의 사설을 그날 읽고 미국 주식을 산 사람은, 13년 뒤 4배의 수익을 보고 있었다.

2008년 9월 23일. 당신이 78세의 버핏이다. 미국 금융 시스템이 일주일 만에 흔들리고 있다. 리먼이 무너졌고, AIG가 구제됐고, 머니마켓펀드에서 자금이 빠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CFO가 방금 전화해서 자본 투자를 요청했다. 조건은 당신이 정할 수 있다.

6. 결과

골드만삭스는 살아남았다.

2011년 3월, 골드만은 버크셔에 50억 달러 우선주를 재매입했다. 약정대로 액면가의 110%를 지불했다. 버크셔는 5억 달러의 프리미엄을 받았다.

2년 반 동안 받은 누적 배당금: 약 12억 5천만 달러.
재매입 프리미엄: 5억 달러.

그리고 워런트.

2013년, 버크셔는 워런트를 행사했다. 정확히는 행사 조건을 현금 정산으로 바꿔, 골드만삭스 보통주 약 1,300만 주를 받았다. 당시 가치 약 21억 달러.

총 수익:
배당 12억 5천만 달러
프리미엄 5억 달러
워런트 주식 21억 달러
합계 약 38억 5천만 달러.

50억 달러를 넣어서 2년 반 만에 38억 5천만 달러를 벌었다. 수익률 77%. 같은 기간 S&P 500 수익률은 약 25%였다.

GE 투자도 비슷한 구조로 큰 수익을 냈다.

그런데 버핏이 이 투자에서 진짜 얻은 것은 돈이 아니었다. 그는 2008년 위기 이전부터 몇 년간 "시장이 과열됐다"고 경고해왔다. 그 경고가 맞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리고 그가 경고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공포의 한가운데서 행동했다는 것도.

2008년 이후, 버핏은 더 이상 단순히 유명한 투자자가 아니었다. 미국 금융의 마지막 어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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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 일화가 우리에게 남긴 세 가지 교훈

첫째, 공포의 한가운데서 현금이 무기가 된다. 버핏이 2008년에 80억 달러를 움직일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그 직전까지 현금을 쌓아뒀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시장이 오를 때, 그는 비싼 주식을 사지 않았다. "바닥에 칠 때 쓸 총알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그의 말이다. 한국 개인투자자 대부분은 반대다. 시장이 오를 때 풀매수하고, 시장이 내릴 때 현금이 없다. 공포에 사라는 말은 공포 이전에 준비하라는 말과 같다.

둘째, 조건은 상대가 다급할 때 정해진다. 버핏이 연 10% 배당에 워런트까지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협상 테이블에서 유일하게 여유로운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골드만은 다급했다. 버핏은 다급하지 않았다. 협상의 힘은 시간에서 나온다. 당신이 사고 싶을 때 사는 것과, 상대가 팔고 싶을 때 사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게임이다. 후자에서만 진짜 좋은 조건이 나온다.

셋째, 위기에는 '회사'가 아니라 '구조'를 보라. 2008년 당시 겉으로 보이는 수치만 보면 골드만삭스는 위험했다. 주가는 반 토막, 신용부도스왑 스프레드는 폭등, 자금 조달은 막히기 직전. 버핏이 본 것은 달랐다. 그는 "이 회사가 미국 금융 시스템에서 어떤 구조적 위치에 있는가"를 봤다. 정부가 망하게 둘 수 없는 회사, 일시적 신뢰 위기에 빠진 건전한 자산. 수치 너머의 구조를 읽는 것. 이것이 진짜 거장의 시선이다.

당신 vs 대중 vs 거장
버핏의 선택
$50억 투자 + 연 10% 배당 + 워런트 (5분 결정)
월스트리트 상황
리먼 파산, 골드만 주가 -50%, 시스템 경련
최종 결과
$38.5억 수익 (77%) + "미국 금융의 마지막 어른"

8. 그 5분의 후일담

2011년 재매입이 끝난 뒤, 로이드 블랭크페인은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버핏 씨의 투자가 우리를 구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시장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는 이유를 주었다. 그것이 그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었다."

버핏은 이 거래를 자기가 한 최고의 거래 중 하나로 꼽지 않았다. 그가 자서전 집필자 앨리스 슈로더(Alice Schroeder)에게 말한 것은 더 냉정했다.

"그들이 다급했다. 나는 다급하지 않았다. 그게 전부다."

2025년 5월, 버핏은 자기가 연말에 버크셔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후계자는 그렉 아벨. 버핏의 시대가 공식적으로 끝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2008년 9월의 그 5분은 기록에 남아 있다.

한 78세 노인이 체리코크를 한 모금 마시고, 전화를 받고, 5분 만에 조건을 불렀던 오후.

그 오후에, 그는 자기가 60년간 쌓아온 모든 것을 꺼냈다.

현금, 명성, 원칙, 그리고 시간.


자료 출처
Berkshire Hathaway Annual Letter (2008, 2009, 2011)
Warren Buffett, "Buy American. I Am." The New York Times (2008-10-17)
Andrew Ross Sorkin, 『Too Big to Fail』 (2009)
Alice Schroeder, 『The Snowball: Warren Buffett and the Business of Life』 (2008)
Goldman Sachs 8-K 공시 (2008-09-23, 201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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