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슨 순이익 -46%·셰브런 -37%… 파생상품 타이밍 손실이 원인, 조정 EPS는 컨센서스 크게 웃돌아
미국 최대 석유 기업 엑슨모빌과 셰브런이 1일(현지시간) 2026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표면적인 숫자는 충격적이다. 엑슨모빌 순이익은 42억 달러($4.18B)로 전년 77억 달러 대비 46% 급감했고, 셰브런은 22억1천만 달러($2.21B)로 약 37% 줄었다.
그러나 숫자 뒤를 들여다보면 다른 그림이 있다. 조정 EPS 기준으로 엑슨모빌은 1.16달러(LSEG 컨센서스 약 1.00달러)를, 셰브런은 1.41달러(컨센서스 약 0.92달러)를 기록하며 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두 회사 주가 모두 실적 발표 전 프리마켓에서 올랐다.
헤지가 역풍을 맞은 구조적 이유
핵심은 파생상품 타이밍 손실이다. 연초 유가가 낮은 수준에 머물자 두 회사는 표준 절차에 따라 변동성 헤지를 설정했다. 그런데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유가가 갑자기 폭등했다.
헤지 구조상 실물 원유가 인도돼야 헤지 이익을 장부에 반영할 수 있는데,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실물 인도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유가는 올랐지만 헤지 이익은 인식하지 못하고, 분기 말 파생상품 시가 평가(mark-to-market) 손실만 기록된 구조다.
엑슨모빌은 "불리한 파생상품 타이밍 효과"로만 약 39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셰브런도 같은 이유로 약 29억 달러의 헤지 타이밍 손실이 발생했다. 이 효과는 향후 분기에 실물 인도가 이루어지면 자동으로 되돌아온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1분기 실적에는 17억 달러의 이익 증가를 가져왔지만, 이란 전쟁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4억 달러의 타격이 있었다.
생산 차질도 변수
생산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엑슨모빌은 일부 생산 시설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으로 가동 중단된 상태로, 이로 인한 1분기 생산 타격이 약 4억 달러에 달한다고 공시했다. 셰브런은 중동 노출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생산량이 전 분기 대비 약 5% 감소했고, 가이아나 신규 대형 유전 지분 추가에 따른 수혜로 이를 일부 상쇄했다.
"더 좋은 것이 온다" — 하반기 실적 기대
두 회사의 진짜 이익은 2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전쟁 이후 국제 유가는 배럴당 70~75달러 수준에서 일시 126달러를 돌파(약 65~80% 급등)했다. 현재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39달러로 이란 전쟁 개시 이후 47% 급등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엑슨모빌의 2분기 이익이 전년비 두 배 이상, 연간 이익이 4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셰브런은 2분기 이익이 전년비 세 배 이상, 연간 이익이 5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02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2022년 이후 최고 실적이 된다.
호르무즈 해협이 얼마나 오래 봉쇄될지 가이던스를 제시하기 어렵다. 그것이 지침을 주기 어려운 핵심 과제다.
닐 핸슨, 엑슨모빌 C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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