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3,000달러 — 월스트리트가 비웃은 여자
2018년 모든 사람이 비웃은 4,000달러 테슬라 목표가. 2020년 ARKK +153%, 운용자산 27배 폭증. 캐시 우드가 월스트리트 비주류에서 "혁신의 여왕"이 된 이야기.

테슬라 3,000달러 — 월스트리트가 비웃은 여자
Inteliview Guru Story — 캐시 우드 EP.1
2018년, 한 펀드매니저가 CNBC에 나와서 말했다. "테슬라 주가가 4,000달러까지 갈 수 있습니다." 앵커가 웃었다. 패널이 웃었다. 시청자가 웃었다. 당시 테슬라 주가는 약 300달러(분할 전 기준). 13배를 더 간다고? 그 펀드매니저의 이름은 캐시 우드(Cathie Wood). 이것은 월스트리트 전체가 비웃은 여자가 2020년에 모든 사람을 침묵시킨 이야기다.
1. 월스트리트의 비주류
캐서린 더들리 우드(Catherine Dudley Wood). 1955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아일랜드 출신 이민자로 미국 공군 레이더 시스템 엔지니어였다. 군인 가정에서 자랐다.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USC)에서 경제학과 금융학을 전공했다. 1977년 졸업. 당시 월스트리트에서 여성은 극소수였다. 투자 업계의 여성 비율은 5% 미만. 펀드매니저 자리에 오르는 여성은 거의 없었다.
졸업 후 캐피털 그룹(Capital Group)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제닝스, 퍼킨 앤 우드(Jennison Associates)를 거쳐 앨라이언스번스타인(AllianceBernstein)에서 12년간 일했다. 글로벌 테마 전략의 CIO(최고투자책임자)를 맡았다.
앨라이언스번스타인에서 그녀의 투자 스타일이 형성됐다. 그녀는 테마형 투자(thematic investing)를 했다. 개별 종목이 아니라 거대한 기술 트렌드에 베팅하는 것. 전기차, 유전자 편집, 로봇공학, 디지털 결제, 인공지능. 5~10년 뒤를 내다보고 그 미래를 만드는 회사에 집중 투자.
문제는 앨라이언스번스타인이 이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형 자산운용사는 본질적으로 보수적이다. 고객의 돈을 잃으면 안 된다. 벤치마크(S&P 500)를 크게 벗어나면 안 된다.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캐시 우드의 "5년 뒤 세상이 이렇게 바뀔 거니까 지금 사야 한다"는 접근법은 너무 공격적이었다.
2012년, 그녀는 앨라이언스번스타인 내부에서 비트코인에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약 10달러. 경영진은 거절했다. "암호화폐는 투기 자산이다. 우리 고객의 돈을 거기에 넣을 수 없다."
그리고 테슬라에 대규모 투자를 제안했다. 역시 거절. "전기차는 니치 시장이다. 테슬라는 적자 기업이다."
캐시 우드는 좌절했다. 그녀가 보는 미래와 회사가 허용하는 투자 사이의 간극이 너무 컸다. 2013년, 그녀는 결심했다. 자기 회사를 만들기로.
2. ARK의 탄생
2014년 1월, 캐시 우드가 ARK 인베스트(ARK Invest)를 설립했다. 58세.
ARK. 방주. 성경의 노아의 방주에서 따온 이름이었다. 캐시 우드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그녀에게 ARK는 단순한 회사 이름이 아니라 사명이었다. 파괴적 혁신이라는 홍수가 세상을 바꿀 것이고, ARK는 그 혁신에 올라탄 사람들의 방주가 될 것이라는 의미.
창업 자금을 모으는 과정은 험난했다. 58세 여성이 "파괴적 혁신에 올인하는 ETF를 만들겠다"고 말했을 때, 대부분의 시드 투자자는 거절했다. 거절 이유는 비슷했다. "ETF 시장은 이미 포화다." "테마형 ETF는 시장이 작다." "당신의 트랙레코드가 충분하지 않다." 그리고 공개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나이와 성별도 요인이었을 것이다.
결국 시드 투자를 받은 곳은 빌 황(Bill Hwang)의 아르케고스 캐피탈(Archegos Capital)이었다. 빌 황은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로, 나중에 2021년 아르케고스 파산 사건으로 유명해진 인물이다. 그가 ARK의 초기 시드 자금 2,000만 달러를 댔다.
2014년 10월, ARK의 첫 ETF가 상장됐다. ARKK(ARK Innovation ETF). 파괴적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능동형(active) ETF. 상장 첫 해 ARKK의 운용자산: 약 1,000만 달러. 미미한 규모였다. 월스트리트는 주목하지 않았다.
3. 테슬라 베팅
ARK가 처음부터 가장 큰 비중으로 투자한 종목이 테슬라(Tesla)였다.
2014년 당시 테슬라의 상황. 모델 S를 출시한 지 2년. 연간 생산량 약 3만 대. 만성 적자. 현금이 부족해서 매 분기 파산 위험이 거론됐다. 일론 머스크가 매 분기 실적 발표마다 "우리는 파산하지 않습니다"라고 해명해야 하는 상황.
월스트리트의 대부분은 테슬라에 부정적이었다. 대표적 약세론자: JP모건, 시티그룹,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 그리고 짐 차노스(Jim Chanos) 같은 유명 공매도 투자자가 테슬라를 공매도하고 있었다.
캐시 우드는 정반대였다. 그녀의 테슬라 분석 프레임워크는 월스트리트와 근본적으로 달랐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를 자동차 회사로 분류했다. 자동차 회사의 밸류에이션은 PER 10~15배. 테슬라가 적자인데 주가가 높으니 버블이라는 결론.
캐시 우드는 테슬라를 자동차 회사로 보지 않았다. 그녀에게 테슬라는 기술 플랫폼이었다. 전기차 + 자율주행 + 에너지 저장 + 로보택시. 이 네 가지가 합쳐진 플랫폼. 기술 플랫폼의 밸류에이션은 자동차 회사와 다르다. 아마존이 온라인 서점이 아니라 클라우드+이커머스+물류 플랫폼인 것처럼.
그녀의 핵심 논지: 로보택시. 테슬라가 완전 자율주행을 달성하면, 테슬라 차량이 로보택시 네트워크가 된다. 차주가 차를 쓰지 않는 시간에 차가 스스로 택시 영업을 한다. 이 사업의 가치가 자동차 판매 사업보다 훨씬 크다.
이 분석에 기반해서 ARK가 2018년에 발표한 테슬라 목표가: 4,000달러(분할 전 기준, 분할 후 약 800달러). CNBC에서 이 숫자를 말했을 때 모든 사람이 웃었다. 당시 주가의 13배.
4. "오픈 소스" 리서치
캐시 우드가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파격적으로 한 일은 투자가 아니라 리서치 공개였다.
전통적 자산운용사는 리서치를 비밀로 한다. 자기 분석이 경쟁 우위이기 때문이다. 르네상스의 사이먼스가 극단적 비밀주의를 유지한 것이 대표적.
캐시 우드는 정반대로 갔다. ARK의 모든 리서치를 무료로 공개했다. 테슬라 분석 모델, 유전자 편집 시장 전망, 비트코인 밸류에이션 프레임워크. 전부 웹사이트에서 다운로드 가능. 그리고 더 파격적인 것. ARK의 매일 거래 내역을 공개했다. 매일 저녁 ARK가 그날 무엇을 사고 팔았는지를 이메일로 구독자에게 보냈다. 펀드매니저가 자기 거래를 실시간에 가깝게 공개하는 것은 전례가 없었다.
"우리의 경쟁 우위는 비밀이 아닙니다. 우리의 경쟁 우위는 사고방식입니다. 리서치를 공개해도 아무도 따라 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는 우리처럼 5년 뒤를 보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분기 실적에 묶여 있습니다."
이 전략이 트래픽을 만들었다. ARK의 뉴스레터 구독자가 수십만 명으로 늘었다. 유튜브 채널에서 캐시 우드의 시장 분석 영상이 수십만 회 재생됐다. 개인투자자들이 ARK를 따라 사기 시작했다. 키스 길이 레딧과 유튜브로 개인투자자 커뮤니티를 만든 것과 비슷한 구조였다. 다만 키스 길은 무명에서 시작했고, 캐시 우드는 월스트리트 베테랑이었다는 차이가 있었다.
5. 2020년 — 모든 것이 맞은 해
2020년. 캐시 우드의 해. 코로나 팬데믹이 세상을 바꿨다. 그리고 그 변화의 방향이 정확히 캐시 우드가 5년간 베팅해온 방향이었다.
- 원격 근무 → 줌(Zoom), 텔라닥(Teladoc) 폭등. ARK 보유 종목.
- 이커머스 가속 → 쇼피파이(Shopify), 스퀘어(Square) 폭등. ARK 보유 종목.
- 디지털 결제 → 스퀘어, 페이팔 폭등. ARK 보유 종목.
- 유전자 기술 → 모더나(Moderna), CRISPR 관련주 폭등. ARK 보유 종목.
- 테슬라 → 2020년 한 해에 743% 상승. ARK의 최대 보유 종목.
ARKK의 2020년 수익률: +153%. 같은 해 S&P 500: +18%. 버크셔 해서웨이: +2.4%. 캐시 우드가 워런 버핏을 75배 앞지른 해였다.
ARKK의 운용자산이 폭발했다. 2020년 초 약 18억 달러에서, 2021년 초 약 500억 달러로. 1년 만에 27배. 캐시 우드는 금융 미디어의 주인공이 됐다. CNBC, 블룸버그, 폭스비즈니스에 매주 출연했다. 유튜브에서 그녀의 분석 영상이 수백만 회 재생됐다. 트위터 팔로워가 100만 명을 넘겼다.
개인투자자들이 그녀를 "머니 퀸(Money Queen)", "캐시 언니"라고 불렀다. 한국에서도 "캐시우드 ETF"라는 검색어가 급등했다. 한국 투자자들이 ARKK를 직접 매수하기 시작했다. 2018년에 테슬라 4,000달러를 말했을 때 웃었던 사람들은 더 이상 웃지 않았다. 테슬라는 2020년 말 분할 조정 기준으로 약 700달러에 도달했다. 그녀의 예측에 근접한 것이다.
"우리는 5년 전부터 이 미래를 봤습니다. 코로나가 그 미래를 5년 앞당긴 것뿐입니다."
— 당신이라면? —
2020년 12월. ARKK가 한 해에 153%를 벌었다. 당신의 주변 사람들이 전부 ARKK를 사고 있다. 캐시 우드의 분석 영상을 매일 본다. 테슬라가 10배 올랐다. "혁신에 투자하라"는 메시지가 설득력 있다.
- A. 지금 ARKK를 산다.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다.
- B. 이미 153% 올랐으니 너무 늦었다. 패스.
- C. 소규모로 산다. 포트폴리오의 5~10%만.
2020년 12월에 ARKK를 산 사람은, 18개월 뒤에 -75%를 경험하게 된다. 멍거의 교훈이 여기서 작동한다. "다른 사람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 이것이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어리석은 행동의 원인이다." 그러나 아이러니가 있다. 2020년 초에 ARKK를 산 사람은, 75% 폭락을 겪고도 여전히 수익이다. 타이밍이 전부였다.
6. 버핏 vs 우드
2020~2021년, 캐시 우드와 워런 버핏은 금융 미디어에서 끊임없이 비교됐다.
버핏: 가치투자. 검증된 수익. 현금흐름. 느리고 꾸준하게.
우드: 혁신투자. 미래 성장. 적자도 괜찮다. 빠르고 과감하게.
캐시 우드는 버핏을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2021년 한 인터뷰에서.
"버핏 씨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혁신 기업이 거의 없습니다. 애플을 제외하면. 그는 과거에 작동한 비즈니스 모델에 투자합니다. 우리는 미래에 작동할 비즈니스 모델에 투자합니다. 어느 쪽이 더 좋은 투자인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입니다."
버핏은 직접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2021년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멍거가 한 마디 했다. "적자 기업에 투자하면서 '미래에 돈을 벌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쉽습니다. 실제로 돈을 버는 것은 어렵습니다."
2020년에는 캐시 우드가 이긴 것처럼 보였다. ARKK +153%, 버크셔 +2.4%. 그런데 시간은 멍거의 편이었다.
7. 이 일화가 우리에게 남긴 세 가지 교훈
첫째, "내가 옳다"와 "내가 일찍 옳다"는 다르다. 캐시 우드의 테슬라 분석은 방향적으로 맞았다. 전기차 시장은 폭발했다. 테슬라 주가는 10배 이상 올랐다. 그러나 "맞는 것"과 "돈을 버는 것"은 다르다. 2018년에 테슬라를 사서 2021년 정점에 판 사람은 큰 돈을 벌었다. 2021년 정점에 산 사람은 큰 돈을 잃었다. 같은 분석, 다른 타이밍, 정반대 결과. 애크먼의 허벌라이프에서 배운 교훈과 동일하다.
둘째, 군중이 몰려들 때가 가장 위험하다. ARKK의 운용자산이 18억에서 500억으로 폭발한 2020~2021년. 이 시기에 들어온 돈이 가장 높은 가격에 산 돈이다. 그리고 2022년에 가장 큰 손실을 본 돈이다. 린치가 말한 "마젤란 투자자의 절반이 돈을 잃었다"는 통계와 같은 구조다. 최고의 펀드매니저도 투자자의 타이밍을 통제할 수 없다.
셋째, 확신과 과신의 경계를 구별하라. 캐시 우드의 확신은 그녀의 가장 큰 강점이자 가장 큰 약점이다. 2018년에 모든 사람이 비웃을 때 테슬라 4,000달러를 말한 것은 확신이었다. 그리고 그 확신은 맞았다. 그러나 2022년에 시장이 폭락할 때 "5년 뒤를 보라"며 떨어지는 종목을 추가 매수한 것은 확신이었는가 과신이었는가. 이것은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다. 버리가 2년간 CDS를 들고 버틴 것도 당시에는 과신으로 보였고, 결국 확신으로 증명됐다. 캐시 우드의 2022년 추가 매수가 확신이었는지 과신이었는지는 다음 화에서 이어진다.
8. 정점에서
2021년 2월 16일. ARKK 사상 최고가 159.70달러.
캐시 우드는 이 시점에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펀드매니저였다. 버핏, 소로스 다음으로 많이 거론되는 이름이었다. 운용자산 500억 달러. 100만 명의 뉴스레터 구독자. CNBC 단골 출연. "혁신의 여왕."
그녀가 이 정점에서 한 예측.
- "비트코인은 50만 달러까지 갈 수 있습니다."
- "테슬라의 로보택시는 2024년에 시작됩니다."
- "유전자 편집이 2025년까지 암 치료를 혁명적으로 바꿀 것입니다."
과감한 예측이었다. 과감한 예측이 맞으면 선지자가 되고, 틀리면 광대가 된다. 2021년 2월 이후, ARKK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천천히. 그리고 점점 빠르게. 그녀의 겨울이 오고 있었다. 그것은 다음 화의 이야기다.
▶ 캐시 우드의 최신 포트폴리오를 추적하려면 — Inteliview 〈구루폴리오 — ARK Invest〉
다음 화 예고
〈-67% — 혁신의 겨울〉 2022년,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성장주가 무너졌다. ARKK가 정점 대비 67% 폭락했다. 캐시 우드는 떨어지는 종목을 더 샀다. "5년 뒤를 보라." 그러나 투자자들은 5년을 기다리지 않았다.
자료 출처
- ARK Invest, "Big Ideas" 연간 리서치 보고서 (각 연도)
- ARK Invest, ARKK ETF 일일 거래 내역 (ark-funds.com)
- Cathie Wood, Bloomberg / CNBC / Yahoo Finance 인터뷰 (각 연도)
- Wall Street Journal, "Cathie Wood's ARK: How She Built It and What Went Wrong" (2022)
- Bloomberg, "The Rise and Fall of Cathie Wood's ARK"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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