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D 매진·553억 달러 백로그… "AI 인프라 병목이 시장 전체를 이끈다"
짐 크레이머가 5월 4일 X(트위터)에 짧은 글을 올렸다. "오라클과 샌디스크가 이 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지표가 됐다."
'Mad Money' 진행자가 두 회사를 지목한 이유는 단순하다. 하나는 AI가 돌아가는 클라우드 인프라를 팔고, 하나는 AI가 작동하는 데 필수인 메모리를 판다. 그리고 둘 다 공급이 달린다.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이 부족한 곳에 있는 기업들이 시장의 다음 방향을 정의한다는 논리다.
샌디스크 — NAND가 매진됐다
샌디스크(SNDK)는 연초 대비 429%, 1년 수익률 3,550%를 기록하고 있다. 숫자가 이상하게 보여도 사실이다.
3분기 매출 59억5,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97% 급증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233% 폭증했다. 총이익률은 80%에 근접하고 있다. 4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77억5,000만~82억5,000만 달러, 비GAAP EPS 30~33달러다.
이 숫자의 배경에는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 있다. 2026년 NAND 플래시 제조 용량은 사실상 매진 상태다. 2분기 평균 판매 가격이 70~7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샌디스크는 이 기간에 장기 공급 계약 5건을 확보했는데, 그중 3건만 합산해도 420억 달러에 달한다.
CEO 데이비드 괴클러는 이번 실적을 "샌디스크의 근본적인 변곡점"이라고 불렀다. "데이터센터를 최고 가치 시장으로 삼는 의도적 믹스 전환을 기술 리더십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샌디스크의 이야기는 주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NAND 가격이 오르면 메모리를 사야 하는 회사들은 타격을 받는다. PC 제조사, 스마트폰 업체, 장기 공급 계약을 확보하지 못한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마진 압박을 피할 수 없다. 샌디스크의 이익은 다른 누군가의 비용이다.
오라클 — 553억 달러 백로그가 말하는 것
오라클(ORCL)은 연초 대비 6.93% 하락해 두 회사 중 덜 화려해 보인다. 그러나 최근 분기 실적 숫자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3분기 총 매출 172억 달러(전년비 +22%),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 49억 달러(+84%), GAAP EPS 1.27달러(+24%)를 기록했다. 그런데 크레이머가 가장 주목하라고 한 숫자는 따로 있다. 잔여 이행 의무(Remaining Performance Obligations), 즉 백로그가 5,530억 달러다. 전년 대비 325% 증가다.
이것을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오라클 클라우드 서비스를 계약한 고객들이 앞으로 지불하기로 약속한 금액이 5,530억 달러다. 오라클은 그 수요를 채울 인프라를 충분히 빠르게 짓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수요가 없는 게 아니라 공급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다.
오라클 스스로 실적 발표에서 이렇게 밝혔다. "AI 학습과 추론을 위한 클라우드 컴퓨팅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시장 역학이 오라클이 FY27과 그 이후에도 매출 성장률 전망을 편안히 달성하고 아마도 초과 달성할 수 있게 한다."
회사는 FY2027 총 매출 가이던스를 900억 달러로 제시했다. 4분기 클라우드 매출 성장률 전망은 46~50%다.
두 회사가 함께 말하는 것
크레이머의 통찰은 두 회사를 따로 보지 않고 함께 보는 것이다.
샌디스크는 메모리가 더 이상 범용 상품이 아니라 AI의 핵심 인프라가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라클은 AI 클라우드 용량이 수년 치 계약으로 미리 팔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 회사 모두 공급 제약 환경에서 AI 수요가 멈출 기미가 없는 시점에 운영되고 있다.
AI 붐의 인프라 레이어가 매진 상태이고 백로그가 수천억 달러 단위로 쌓일 때, 그 병목 지점에 앉아 있는 회사들이 시장의 방향을 정의한다. 크레이머가 가리킨 것이 바로 그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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