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현금 3,970억 달러 사상 최고·버핏 지표 227%… "진짜 하락이 와야 산다"
많은 투자자가 지금을 매수 기회라고 부른다. 워런 버핏은 다르게 본다.
버핏은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버크셔를 맡은 이후 주가가 50% 이상 떨어진 적이 세 번 있었습니다. 지금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한마디를 덧붙였다. "큰 하락이 오면 자본을 투입할 것입니다." 핵심은 '큰'이라는 단어다. 지금은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3,970억 달러의 의미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금 현금과 단기 국채를 합쳐 3,970억 달러를 쌓아두고 있다. 사상 최고치다. 이것은 운용 실패가 아니다. 비싼 시장에서 수년간 의도적으로 쌓아온 결과다.
버핏에게 현금은 죽어있는 돈이 아니다. 선택지다. 다른 투자자들이 팔 수밖에 없는 순간에 살 수 있는 힘이다. 그 순간이 아직 오지 않았다.
버핏이 역사적으로 가장 크게 베팅한 건 평범한 하락장이 아니었다. 2008년 금융위기, 코로나 폭락처럼 시장 전체가 공포로 얼어붙고 자산 가격이 실제 가치에서 크게 벗어났을 때였다.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지금 주식이 싸다고 착각하면 안 되는 이유
가격이 내렸다고 싼 것이 아니다. 이것이 버핏이 움직이지 않는 핵심 이유다.
'버핏 지표'라고 불리는 지표가 있다. 미국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을 GDP(국내총생산)로 나눈 값이다. 버핏이 직접 "200%를 넘으면 불장난"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는 수치다. 지금 이 지표는 227%다.
S&P500의 선행 PER(주가수익비율)도 현재 약 21배로 역사적 평균인 16배를 여전히 웃돈다. 10% 빠진 주식이 여전히 비쌀 수 있다. 버핏은 그 단순한 사실을 기다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버크셔의 주식 포트폴리오는 약 2,720억 달러 규모로, 그중 애플이 약 28%를 차지한다. 버핏의 마지막 대형 인수는 2022년 앨러게니 코퍼레이션이었다. 4년째 마음에 드는 가격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틀리는 지점
대부분의 투자자는 주가가 오를 때 더 사고, 떨어질 때 판다. 그리고 조금 빠지면 자동으로 기회라고 판단한다. 그 판단이 과연 맞는지 확인하지 않는다.
버핏은 반대로 생각한다. 비쌀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훈련으로 여긴다. 주식을 사야 한다는 충동을 다스리는 것이 실력의 일부라고 본다. 버크셔가 수십 년간 시장을 이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능력'이다.
그렇다면 버핏의 마음을 바꿀 조건은 무엇일까. 단순한 변동성이 아닌 진짜 공포, 강제 매도, 그리고 가격이 공황을 반영하는 순간이다. 신용 위기, 유동성 경색, 급격한 경기 침체 같은 사건이 그 조건을 만들 수 있다.
그 전까지 3,970억 달러는 움직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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