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1분기 순이익 626억 달러의 절반이 앤트로픽 지분 평가익이다. 스페이스X 지분 122억 달러와 앤트로픽 500억 달러가 '숨겨진 자산'으로 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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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순이익 626억 달러의 절반이 앤트로픽 지분 평가익… 스페이스X 지분 122억 달러 + 앤트로픽 500억 달러 '숨겨진 금광'
알파벳이 2026년 1분기에 순이익 626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81% 급증한 수치다. 그런데 이 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287억 달러는 검색 광고에서도, 유튜브에서도, 구글 클라우드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앤트로픽 지분 평가익이다.
포춘이 처음 파고든 이 구조는 월가에서 점점 더 큰 질문을 낳고 있다. 구글은 광고 회사인가, 클라우드 회사인가, 아니면 세계 최고 수익률의 벤처 캐피털 펀드인가.
알파벳이 보유한 비상장 지분 두 가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알파벳 산하 구글은 스페이스X 지분 6.11%를 보유하고 있다. 알래스카 주 규정에 따른 신고 의무로 처음 공개됐다. 스페이스X가 목표로 하는 IPO 기업가치 2조 달러 기준으로 이 지분은 약 122억 달러 규모다.
앤트로픽 지분은 14%다. 앤트로픽의 연환산 매출(ARR)이 지난해 말 90억 달러에서 2026년 4월 초 300억 달러로 급증했고, 2026년 2월 라운드에서 3,800억 달러($380B) 밸류에이션으로 자금을 조달한 데 이어 4월 구글의 추가 투자는 3,500억 달러($350B)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집행됐다.
스톡트위츠 계산에 따르면 구글의 스페이스X 지분은 잠재 IPO 기준 약 760억 달러, 앤트로픽 지분은 약 500억 달러 수준이다. 두 자산의 가치가 알파벳 장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숨겨진 자산'으로 쌓여 있는 셈이다.
1분기 알파벳의 순이익 626억 달러 중 약 287억 달러는 앤트로픽 지분 가치 업데이트에서 나왔다. 검색 광고도 클라우드도 아닌 수치다.
회계 구조는 이렇다. 회사가 비상장 기업 지분을 보유하면 신규 펀딩 라운드가 가격을 설정할 때마다 그 가치를 업데이트해 이익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앤트로픽이 구글로부터 돈을 한 푼도 받지 않아도 구글의 장부 이익이 늘어난다.
자신들이 관여하는 거래를 통해 자신들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를 사실상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로버트 윌런스, 세금·회계 컨설턴트 (포춘)
이것이 처음이 아니다. 2025년 1분기 알파벳은 스페이스X 관련 80억 달러의 미실현 이익을 기록했고, 3분기에는 107억 달러로 늘었다. 아마존도 앤트로픽 지분을 보유한 이후 매 분기 지분 평가익을 공시해왔다.
구글은 4월 24일 앤트로픽에 최대 4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즉시 100억 달러를 3,500억 달러($350B)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집행하고, 앤트로픽이 성과 목표를 달성하면 추가 300억 달러를 집행하는 구조다. 구글은 앤트로픽의 컴퓨팅 역량 확대도 지원한다.
구조의 아이러니가 있다. 구글이 앤트로픽에 투자할수록 앤트로픽의 밸류에이션이 올라가고, 그 밸류에이션 상승이 다시 구글의 장부 이익을 높인다. 외부 자금 유입 없이도 이 순환이 작동한다.
앤트로픽은 4월에 장기 근속 직원들에게 3,500억 달러($350B)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주식을 매각할 수 있는 텐더 오퍼를 제안했으나, 직원들은 예상보다 훨씬 적은 주식을 팔기로 했다. 앤트로픽 직원들이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기대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알파벳과 아마존은 2026년 1분기에만 합산 1,306억5천만 달러의 자본 지출을 집행했다. 인플레이션 조정 기준으로 맨해튼 프로젝트 비용의 3배를 단 한 분기에 쏟아부은 수치다. 연간으로는 약 7,000억 달러를 쓸 계획으로, 이는 미국 연방정부의 메디케어 지출과 맞먹는다.
자본을 이렇게 쓰는 빅테크가 비상장 AI 기업에 동시에 투자하고, 그 투자가 회계 이익을 만들고, 그 이익이 다시 자본 지출을 정당화하는 구조다. 이것이 AI 시대 빅테크의 새로운 재무 모델이다.
광고 회사인지, 클라우드 회사인지, 벤처 펀드인지의 질문은 어쩌면 틀린 질문이다. 알파벳은 세 가지를 동시에 하고 있으며, 그 세 가지가 서로를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미실현 이익입니다. 앤트로픽 지분을 팔기 전까지는 장부상 숫자일 뿐, 실제 현금은 들어오지 않습니다. 새로운 펀딩 라운드가 밸류에이션을 높일 때마다 자동으로 인식되는 회계 이익입니다.
스페이스X가 2조 달러 밸류에이션으로 IPO 시 구글의 6.11% 지분은 약 122억 달러 수준입니다. IPO 후 주가가 추가 상승하면 평가 이익이 더 발생하고,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 실제 현금도 확보됩니다.
앤트로픽이나 스페이스X 밸류에이션이 하락하면 반대로 손실이 인식됩니다. 핵심 사업(검색·광고·클라우드) 성장이 둔화될 경우 지분 평가익에 의존하는 이익 구조가 취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컴퓨팅 인프라 공급(구글 클라우드 매출 증대)과 AI 모델 접근권 확보, 그리고 지분 가치 상승을 통한 회계 이익 효과까지 다층 목적입니다. 즉시 집행 100억 + 성과 연동 300억 구조로 리스크를 분할했습니다.
미국 GAAP은 비상장 지분을 신규 펀딩 라운드 가격 기준으로 평가(Observable Price Change)하도록 허용합니다. 같은 회사 지분을 다른 투자자가 새 가격으로 매수하면 보유 기업도 그 가격으로 평가하는 게 회계 원칙입니다. 다만 평가 기업이 동시에 그 회사의 주요 투자자이자 거래 상대방인 경우 이해상충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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