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가 5억 유로(약 8억 원)짜리 첫 순수 전기차 '루체'를 로마에서 공개했다. 조니 아이브 스튜디오가 설계한 실내, 1035마력, 최고속도 310km/h. 그런데 RACE 주가는 떨어졌다. 개인투자자들이 환호하지 않은 이유를 분석한다.
페라리가 5월 25일 로마에서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완전 전기 구동 양산차 '루체(Luce·이탈리아어로 '빛')'를 공개했다. 4도어 5인승 레이아웃에 가격은 50만 유로(약 7억 8,000만 원) 이상이다. 차량 스펙은 화려하다. 휠당 1개씩 총 4개의 전기 모터를 탑재한 4륜구동 방식으로 합산 출력은 약 1,035마력, 최고속도 310km/h(193mph), 0-100km/h 가속 2.5초를 달성했다. 122kWh 배터리팩을 탑재해 EPA 기준 약 450km(280마일), WLTP 기준 530km(330마일)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루체의 실내는 전 애플 수석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Jony Ive)의 스튜디오 LoveFrom이 참여해 설계했다. OLED 디스크플레이와 디지털 인터페이스, 물리 컨트롤을 결합한 디지털 캐빈을 갖추면서도 드라이버 중심성을 유지했다. 사운드 시스템도 주목된다. 가짜 엔진음 대신 전기 파워트레인의 기계적 진동을 증폭해 '페라리 고유의 전기차 사운드'를 만들었다. CEO 베네데토 비냐(Benedetto Vigna)는 올해 3월 고객 사전 예약을 열었으며 '매우 긍정적인 초기 반응'을 보고했다. 첫 인도는 2026년 10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화려한 스펙에도 불구하고 발표 당일 RACE 주가는 하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반응이 냉담한 데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첫째, 슈퍼카 시장에서의 EV 회의론이다. 경쟁사 람보르기니는 2030년 전기차 출시 계획을 고객 수요 부족을 이유로 완전히 철회했다. 둘째, 페라리 자신도 2030년 순수 EV 비중 목표를 기존 40%에서 20%로 절반 가까이 낮췄다. 셋째, 루체의 두 번째 모델 계획도 수요 약세를 이유로 최소 2028년 이후로 연기됐다. 즉, 루체는 '브랜드 선언'에 가깝지 대량 판매가 목적인 모델이 아니라는 평가다.
자동차 산업 애널리스트 카 인더스트리 어낼리시스(Car Industry Analysis)의 펠리페 무노스(Felipe Munoz)는 '페라리가 루체를 대형 판매 차량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중국 경쟁사들이 전기 슈퍼카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의 브랜드 포지셔닝 선언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비야디(BYD)의 양왕 U9은 전기 슈퍼카가 점프와 댄스 동작까지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무노스는 '지금 당장 EV 슈퍼카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전기화는 장기 흐름이고 페라리는 다른 누군가가 먼저 럭셔리 전기화의 정의를 내리기 전에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라리의 투자 논리는 루체 한 대의 판매량이 아니라 브랜드 프리미엄의 지속력에 있다. 고성능 브랜드들은 배터리의 두 가지 약점인 무게와 지속 출력의 한계를 넘는 것이 장기 과제다. 페라리는 하이브리드 및 내연기관 모델을 계속 유지하며 신형 849 테스타로사 등 고전적 라인업도 병행한다. 루체 공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냉담한 반응은 단기 주가 조정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브랜드 희소성과 가격 결정력이라는 페라리의 핵심 경쟁우위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장기 강세론의 핵심이다.
🇺🇸 럭셔리·스포츠카 Ferrari N.V. (NYSE: RACE) — 최초 순수 EV 슈퍼카 루체 공개, 2026년 10월 인도 예정, 50만 유로+ 🇨🇳 중국 경쟁 BYD (SZ: 002594) — 양왕(Yangwang) U9 전기 슈퍼카 보유, 럭셔리 EV 시장 선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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