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재단이 공급량 4%를 독식하는 비트마인에 5,000 ETH를 직접 OTC 매각했다. '탈중앙화 수호'를 선언한 재단이 중앙화를 가속하는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더리움 재단이 공급량의 4%를 독식한 단일 기업에 5,000 ETH를 장외 매각했다. 발표와 거의 같은 시점에 공개한 거버넌스 선언문에는 "탈중앙화와 오픈소스가 핵심 가치"라고 적혀 있다. 말과 행동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더리움 재단은 지난 3월 14일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에 5,000 ETH를 장외거래(OTC)로 매각했다. 평균 단가 약 2,042달러, 총 거래액은 약 1,021만 달러(약 153억 원) 규모다. 재단은 "2025년 6월 수립한 트레저리 정책에 따른 정기적 운영비 확보"라고 설명했다.
표면상으로는 문제 없는 재무 집행이다. 그러나 매각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비트마인은 현재 약 473만 ETH를 보유한 세계 최대 ETH 트레저리 기업이다. 이더리움 전체 유통 공급량의 약 3.92%에 해당한다. 이 기업의 목표는 공급량의 5% 확보다. 주식 공모와 사모 주식 발행(PIPE)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ETH를 매집하는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지분증명(PoS) 네트워크다. 보유 토큰량이 곧 검증자 운영 능력이자 네트워크 합의에 대한 영향력이다. 소수 기관의 ETH 집중은 단순한 투자 이슈가 아니라 프로토콜 보안과 탈중앙성의 문제다. 5%라는 숫자는 상징적 이정표가 아니라 네트워크 영향력 관점에서 실질적인 임계점에 가깝다.
재단이 누구에게 파느냐는 질문은 시장 충격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이더리움의 미래 구조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문제다.
인텔리뷰 편집국
재단의 재무적 고충은 이해할 수 있다. 연간 운영 예산은 약 1억 달러 수준이고, 수입원은 사실상 ETH 매도와 스테이킹 수익뿐이다. 이번 매각 이후 재단 보유량은 약 20만 ETH(약 4억 달러)로 줄었다. 운영비 기준 약 4~5년치 여유 자금이다.
재단은 별도로 7만 ETH를 스테이킹해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도 병행 중이지만, 스테이킹 수익만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OTC 매각은 그 공백을 메우는 수단이다. OTC 방식이 거래소 매도 대비 시장 충격이 적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매각 대상 선정 기준도, 협상 과정도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커뮤니티는 2024년부터 재단의 불투명한 매각 행태를 비판해왔다. 이번 거래는 그 연장선 위에 있다.
재단이 공개한 새로운 거버넌스 선언문에는 "탈중앙화와 오픈소스가 핵심 가치"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 선언문 발표와 거의 맞물려, 네트워크 지배력을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는 단일 기업에 직접 ETH를 넘겼다. 자기모순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더리움 기관 보유 현황을 보면 상황은 더 선명하게 보인다. ETF 포함 기관 보유량은 이미 전체 공급량의 10%를 넘었다. 비트마인 같은 ETH 트레저리 기업들만 합산해도 공급량의 5%를 돌파했다. 재단이 매각하는 물량이 이 집중 현상을 직접 가속시키고 있다.
탈중앙화를 설계하고 지켜야 할 재단이, 중앙화를 심화시키는 흐름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이것이 이번 거래가 단순한 재무 이슈가 아닌 이유다. 재단이 누구에게 파느냐는 질문은 시장 충격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이더리움의 미래 구조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문제다. 그 답이 지금 이 거래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더리움은 지분증명 방식으로 보유량이 검증자 운영 능력과 직결됩니다. 단일 기업이 5%를 보유하면 네트워크 합의 과정에서 구조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어 탈중앙성이 훼손될 수 있습니다.

월가 구루와 크립토 고래의 움직임을 매주 요약해 보내드립니다.
거래소에서 대량 매도하면 ETH 가격에 즉각적 하방 압력이 생깁니다. OTC는 사전에 협의된 가격으로 거래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거래 상대방 선정의 투명성 문제가 따릅니다.
이번 매각 후 약 20만 ETH(약 4억 달러)를 보유해 현재 연간 예산(약 1억 달러) 기준 4~5년치 여유가 있습니다. 7만 ETH 스테이킹 수익 확대로 매도 의존도를 줄이는 전략도 병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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