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시총 818조원)가 시프트업 34.85%·넷마블 17.5%·크래프톤 13.9%·SM엔터·SLL중앙 등 KR 게임/K팝/드라마 3단 수직 통합. 국내 게임사 매출 60% 연결. 미국 군사기업 지정이 새 리스크.


수학자가 헤지펀드를 만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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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818조 원 거인이 국내 주요 게임사 수익 60%와 연결… "소유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전략의 실체
200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미디어 그룹 네스퍼스(Naspers)가 자금난에 빠진 중국 스타트업에 3,200만 달러를 투자했다. 그 회사가 텐센트다. 지금 네스퍼스의 그 지분은 수백 배로 불어났고, 텐센트는 시가총액 818조 원짜리 제국이 됐다. 삼성전자, LVMH, ASML보다 크다.
그리고 텐센트는 지금 한국을 사고 있다. 조용히, 그러나 체계적으로.
1998년, 마화텅(Pony Ma)은 대학 동기 4명과 함께 QQ를 만들었다. 처음엔 이스라엘 메신저 ICQ를 베낀 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무료 전환 이후 가입자가 폭발하며 중국 최대 플랫폼이 됐다. 2011년 출시된 위챗(WeChat)은 메시지·결제·쇼핑·콘텐츠를 한 앱에 담은 중국인의 디지털 생활 인프라가 됐다. 위챗페이는 중국의 위조지폐 문제를 모바일 결제로 대체하며 금융 시장을 장악했다.
텐센트가 세계 최대 게임사가 된 방식도 독특하다. 직접 만들지 않는다. 산다. 라이엇게임즈(리그 오브 레전드) 지분 100%, 슈퍼셀(클래시 오브 클랜) 지분 84%, 에픽게임즈(포트나이트)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2025년 유비소프트 신설 게임 자회사 지분 25%, 프롬 소프트웨어(엘든 링) 모회사 지분도 늘렸다. 2025년 해외 게임 매출만 100억 달러를 넘었다. 창업자 마화텅은 알리바바의 마윈과 달리 대외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은둔형이다. 텐센트의 팽창은 조용하게 일어난다.
텐센트의 한국 투자 방식에는 패턴이 있다. 경영권을 노리지 않는다. 조용히 2대 주주 자리에 앉는다.
시프트업 지분 34.85%다. 최대주주 김형태 대표(38.43%)와의 차이가 3.5%포인트에 불과하다. 넷마블 17.52%, 크래프톤 13.86%로 각각 2대 주주다. SLL중앙(JTBC스튜디오) 10.11%, SM엔터테인먼트 9.7%, 카카오게임즈 6.6%, 카카오 5.95%, YG엔터테인먼트 4.3%로도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 수익의 60%가 텐센트와 연결된 구조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025년 5월 27일,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TME)가 하이브 보유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전량을 약 2,433억 원에 인수했다. 하이브가 2023년 SM 경영권 분쟁 당시 확보했던 지분을 비핵심 자산으로 정리한 틈을 텐센트가 파고들었다. SM 측은 딜 직후 "텐센트뮤직과 포괄적 아이돌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고, SM의 이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국내 4대 기획사(하이브·JYP·YG·SM) 시총을 전부 합쳐도 텐센트의 40분의 1이다. 협상 테이블에서 절대적 비대칭이다.
텐센트의 한국 침투는 게임과 K팝에 그치지 않는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재벌집 막내아들'을 만든 SLL중앙(구 JTBC스튜디오)의 지분 10.11%를 보유한 3대 주주다. 2021년 유상증자에 1,000억 원을 투입한 뒤 추가 매입으로 지분을 늘렸다. 인수 직후 양사는 텐센트비디오(중국 최대 OTT) 독점 드라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구조를 세 층위로 보면 전략이 보인다. 1층(플랫폼)은 카카오 지분 5.95%로 위챗·카카오 생태계 연동이다. 2층(제작)은 SLL중앙·SM·YG 지분으로 드라마·K팝 원천 IP 확보다. 3층(유통)은 텐센트비디오를 통한 중국 OTT 독점 공급이다. 한국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에도, 유통하는 회사에도 동시에 지분을 쥔 완전한 수직 통합이다.
텐센트의 투자 철학은 최대 주주 네스퍼스에서 왔다. 이사회 지명권은 확보하되 경영 간섭은 최소화한다. 경영은 창업자에게 맡기고 투자 성과는 챙기는 구조다. 그러면서 투자 기업의 콘텐츠를 텐센트 생태계로 끌어들여 글로벌 퍼블리싱 수익을 만들어낸다.
넥슨 지분 약 150억 달러(20조 원) 인수 검토설,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40% 인수 제안설도 나왔다. 텐센트는 두 건 모두 부인했지만 넥슨과 카카오모빌리티는 묵묵부답이었다.
텐센트 팽창에는 두 종류의 리스크가 있다.
텐센트 자체의 리스크가 먼저다. 시진핑의 '공동부유' 선언 이후 중국 빅테크 규제로 주가가 고점 대비 60% 이상 폭락한 적이 있다. 정부의 보호로 내수를 장악했지만 그만큼 정부 통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구조다.
한국 기업에 대한 리스크도 있다. 2025년 1월 미국이 텐센트를 '중국 군사기업'으로 지정했다. 텐센트가 지분을 가진 한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에 잠재적 장애물이 생겼다는 의미다. 게임 IP를 통한 역사 왜곡이나 콘텐츠 검열 압박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동북공정 자본"이라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이 모든 움직임의 배경에는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 기대감이 있다. 중국 정부의 한국과의 경제협력 확대 기조 속에서, 텐센트는 한류 콘텐츠의 중국 진출 관문을 선점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네. 남아프리카공화국 미디어 그룹 네스퍼스가 2001년 텐센트에 3,200만 달러를 투자해 최대 주주가 됐습니다. 현재는 네덜란드 자회사 프로서스(Prosus)를 통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연결고리로, 네스퍼스가 딜리버리 히어로의 최대 주주이고 딜리버리 히어로가 배달의 민족을 인수했기 때문에 텐센트와 배달의 민족은 형제 격인 관계사가 됩니다.
공식적으로는 최소한의 개입 철학을 유지합니다. 이사회 지명권은 확보하되 일상 경영에는 간섭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다만 시프트업처럼 최대주주와의 지분 차이가 3.5%포인트에 불과한 경우는 잠재적 영향력이 크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직접적 거래 제한은 없지만 미국 정부 조달이나 특정 파트너십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텐센트 지분을 가진 한국 게임사가 미국 국방부 등 정부 관련 계약을 추진할 때 심사가 강화될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공식 해제 발표는 아직 없지만 한·중 경제협력 확대 기조와 함께 콘텐츠 수출 일부가 재개되는 흐름이 관찰됩니다. 텐센트의 한국 콘텐츠 지분 확대는 이 해제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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